![]() |
↑ 윤중용(좌)·이은정 베베드피노 공동대표 |
북유럽형 유아의류 브랜드 베베드피노의 윤중용 대표(36)는 이렇게 ‘아빠 마음’을 설명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아빠도 내 아이에게 옷을 입힐 때면 예쁘고 근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거리에서 좋은 아이 옷을 볼 때도 ‘색상이 좋네. 실루엣이 멋지다’라고 떠올린다. ‘엄마 마음’ 뿐만 아니라 아빠 마음까지 사로잡으며 사업 시작 3년만에 올해 연매출 100억원을 내다보는 베베드피노의 윤중용·이은정(35) 대표이사를 지난 5일 고양시 일산 본사에서 만났다.남편인 윤 대표는 디자이너 출신이다. 반면 부인인 이 대표는 의류업체 MD 출신이다. 두 사람은 부부이자 공동 창업자로 베베드피노를 이끌고 있다.
시작은 이 대표였다. 회사를 휴직한 이후 지난 2011년부터 블로그를 시작한 그는 MD 출신답게 해외 사이트에서 유명 아동복을 구입하는 방법을 공유하며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탔다. 당시 ‘직구(직접구매)’로 유명했던 블로거들이 갭이나 폴로같은 일부 제품에 몰린 반면 이 대표는 북유럽 브랜드에 집중했다. 평소 그의 취향이 적극 반영된 선택이었다.
블로그가 인기를 끌자 이 대표는 가제수건으로 활용할 수 있는 아이 스카프를 직접 제작해 블로그 방문자와 지인들에게 선물로 나눠줬다. 그런데 이 스카프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판매 요청이 쇄도했다. 이 대표는 수백장을 만들어 판매글을 올렸고 일주일만에 전부 팔려나갔다. 재미를 붙인 이 대표는 이후 아기 기저귀를 손쉽게 갈아입힐 수 있는 아동 블루머(무릎 위나 아래를 고무줄로 졸라매는 팬츠)를 제작해 판매했다. 해외 블루머는 원단이 좋지 않아 아이들 피부가 쉽게 쓸린다는 것에 착안에 부드러운 소재를 사용하면서 3일만에 500장이 팔려나갔다. 블로그를 카페로 확장해도 몰려드는 주문을 감당할 수 없자 제일모직 디자이너 출신의 이 대표가 회사에 사표를 냈다. 카페24를 통해 공식 사이트를 만들고 아이 이름인 ‘솔’을 따서 브랜드 이름을 베베드피노로 지었다. 피노는 스페인어로 ‘소나무’라는 뜻이다.
이 대표는 “브랜드와 사이트를 만드는 건 어렵지 않았다”면서 “의류업체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디자이너와 MD가 있으니 나머지는 뜻만 맞으면 그대로 진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이도 도움이 됐다. 윤 대표와 이 대표 슬하의 두 딸은 지금도 가장 먼저 베베드피노의 옷을 입고 의견을 전한다. 이들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아이들도 베베드피노의 가장 첫 ‘고객’이자 모델로 활동한다. 베베드피노의 모든 옷은 전부 또래 아이들이 먼저 입어본 옷인 셈이다. 아이 옷은 우선 편해야 한다는 이 대표의 철학이 반영됐다.
아이들의 의견도 적극 반영한다. 베베드피노의 인기 상품인 버니햇은 토끼 귀를 좋아하는 첫째 아이의 취향을 디자인에 담은 제품이다. 토끼 귀가 달린 모자를 보자 ‘뭔가 심심하다’고 해 리본을 달아 ‘버니햇’이 완성됐다. 베베드피노 로고 역시 아이 의견을 반영해 만들었다. 북유럽이 기본 스타일이기는 하지만 공주룩도 놓치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다.
베베드피노는 모든 디자인을 핸드드로잉한다. 약간 벗겨진 느낌을 주기 때문에 불량품이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 아이가 옷 걱정 없이 놀아도 멋이 살아있는 옷을 만드는 게 베베드피노의 목표다. 디자이너 브랜드 임에도 SPA 브랜드 가격을 추구하는 것도 아이 옷에 대한 부모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었다.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심플하면서도 다양한 색상을 살리는 북유럽 스타일을 고수하면서 부모가 입혀주고 싶은 옷, 아이들이 좋아하는 옷, 편안함이 강점인 옷을 만들고 싶다고 이 대표는 덧붙였다.
현재 베베드피노는 온라인과 40여개의 국내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면서 전세계 31개국에 진출해 있다. 홍콩에 지사도 뒀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구입 문의가 들어오면서 해외 사이트도 구축했다. 올해 중국 오프라인 매장인 백화점 2곳에 입점하고 타오바오에도 구매대행으로 제품이 판매된다. 중국 해외 배송은 카페24에 위탁하고 있다.
지난해 68억원의 매출을 올린 베베드피노는 올해 해외 사이트 구축으로 100억원 매출을 내다보고 있다. 이외에도 이 대표는 올해 누구보다 아이를 잘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