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중국 상하이에 설치되는 ‘원-위안 직거래시장’ 청산은행에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선정되면서 원-위안 직거래가 활기를 띠게 될 전망이다. 상하이에 직거래 시장이 설치되면 원-위안 직거래 규모는 현행 월평균 7억4000만달러에서 두 배 이상 급증할 전망이다.
또 이날 한국 기획재정부와 중국 인민은행은 내년 10월 만기예정인 한중 통화스왑(3600억위안, 약 64조원)에 대한 기한을 연장하는데 합의했다. 그만큼 한중간 통화 협력과 경제 교류가 힘을 받는 대목이다.
12일 한국은행은 청산은행 선정 배경에 대해 “청산업무에 관한 조직과 인력 체계, 외환전문성, 결제안정성, 사업계획 내용과 이행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경쟁률은 2대 1로 집계됐고 신한은행과 국민은행도 신청했지만 탈락했다.
원-위안 직거래시장은 2014년 12월께 서울에 우선 개설됐고 중국 상하이에는 오는 6월 이내에 문을 열 예정이다. 기획재정부는 외국환거래 규정을 정비해 중국내에서 원화 이체나 처분을 자유롭게 하도록 할 방침이다. 현행 규정은 외국에서 자본거래를 목적으로 한 비거주자간 원화 거래에 대해 금지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내 시장조성자 은행에 한국계 은행을 포함시켜줄 것을 중국 당국에 요청하고 긍정적 답변을 받은 상태다. 시장조성자 은행은 장중 계속해서 원화 매입·매도 가격을 제시해 가격을 형성하고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중국내 원-위안 직거래시장이 개설되면 양국 통화 교환 비중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작년 3분기 말 기준으로 한중 교역간에 사용되는 통화는 미국 달러 93%, 위안화 3%, 원화 2%, 기타 통화 2% 수준이다. 다만 2014년 말 서울에 개설된 원-위안 직거래시장이 안착하면서 향후 양국 통화 교환 비중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있다. 올 1분기 원-위안 직거래 규모는 22억2000만 달러로 작년 1분기 13억5000만달러 보다 약 64% 급증했다. 현재 서울내 청산은행은 중국 교통은행이 맡고 있다.
청산은행으로 지정된 은행들은 청산결제 업무에 따른 수수료 수익 보다는 중국내 영업 기반을 크게 확대했다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중국에서 원-위안을 직거래하려면 청산은행 계좌를 통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준비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청산은행 지원조직을 본점에 새로 꾸릴 예정이다. 본점에서 현지 마케팅과 전략을 지원해 더 많은 중국계 은행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원화예금이나 원화투자상품 등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청산결제은행에 선정되기 전에도 중국 현지 은행들이 원화예금이 필요하다고 여러차례 문의한 바 있다”면서 “원화예금이 출시되면 현지 은행이 굴리지 못하고 보유만 하고있는 원화들을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해외 자금을 유치해 국내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원화투자상품 사업을 중점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우리은행측은 “이밖에도 송금이나 환전을 통해서 수수료를 얻을 수 있고 각종 외환업무에 다른 사무수탁 비용 등도 수익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미주개발은행(IDB) 연차총회 참석차 바하마를 방문중인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현지시간)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 총재를 만나 내년 10월 만기예정인 한중 통화스왑을 연장하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규모를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통화 스왑은 외환보유액이 부족해지는 등 위기가 발생했을 때 정해진 한도 내에서 양국 간 통화를 교환해 외화를 확보하는 방법이다. 한국과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4월 1800억위안
앞서 유 부총리와 저우 총재는 지난 2월 중국 상하이에서 만나 통화스왑 만기 연장 논의를 처음 공식화했고, 상하이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의 올해 상반기 개설에도 합의한바 있다.
[이상덕 기자 / 김효성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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