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와 잇몸 사이에 염증 주머니(치주낭)가 생기는 치주질환(잇몸병)을 검사용 바늘로 찌르지 않고도 질환 상태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치과진료시 잇몸 검사용 바늘에 의한 통증을 두려워하는 환자의 공포감을 제거할 뿐 아니라 바늘이 염증을 건드려 또 다른 염증을 유발할 위험성을 줄인다. 구강내 헤모글로빈 농도와 환자가 작성한 설문답변을 조합한 주·객관적 지표로 예측하는 방식이다.
연세대치과대학 예방치과학교실 김백일 교수와 치주과학교실 정의원 교수팀은 2014년 3~8월 연세대 치과대학병원 치주과를 찾은 18~80세 환자 202명(남성 102명, 여성 100명, 평균 연령 53.1세)을 대상으로 타액내 헤모글로빈 수치와 환자 자가보고 설문내용을 혼합한 치주질환자 선별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치주질환 보유군(치주낭 깊이≥4mm)과 치주질환 보유군 중 위험도가 높은 군(치주낭 깊이≥6mm) 모두 기존의 방법에 비해 새로운 평가 방법이 얼마나 우수한지를 보여주는 AUROCs 값에서 각각 0.78과 0.76을 획득해 새로운 측정방법으로 적용할 수 있음을 보였다.
지금까지 치주질환을 진단하기 위해선 치주탐침이라는 가느다란 바늘을 치아와 잇몸 사이에 넣어 염증 주머니 깊이를 측정해왔다. 염증 깊이를 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바늘이 잇몸을 찌를 때 통증이 발생해 공포감을 불러오고 정확한 측정에 시간이 소요되며, 생성된 염증을 건드려 2차 염증을 유발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간단히 수집할 수 있는 타액(침) 내에 존재하는 헤모글로빈 농도가 치주질환을 예측하는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새로운 측정방법을 고안해냈다. 치주질환이 발생하면 염증 주머니 속 염증 작용으로 치은 출혈이 일어나며 정도 차이를 측정하면 치주질환을 설명한다는 원리다.
연구팀은 대상 환자들에게 무취·무향의 파라핀 왁스를 씹게 하여 타액을 채취한 후, 대장(大腸)질병 검사에 사용되는 ‘용변잠혈검사기’를 이용해 헤모글로빈 농도를 측정했다. 또한 치주질환과 연관깊은 10개 항목의 자가 설문지검사도 시행했다. 설문검사 항목에는 스켈링 경험, 흡연·음주 등 생활습관 측정내용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대상 환자군을 정상집단(치주낭 깊이 0~3mm), 치주질환 보유집단(치주낭 깊이≥4mm), 위험도가 높은 집단(치주낭 깊이≥6mm) 으로 분류하고 헤모글로빈 수치, 설문조사 내용, 연령 항목을 조합해 새로운 측정방법의 AUROC 값을 구했다.
치주질환 보유집단과 위험도가 높은 집단 모두 헤모글로빈, 설문지 내용, 연령으로 구성 된 주·객관적 평가내용을 혼합해 분석했을 때 각각 0.78과 0.76이라는 가장 높은 AUROC값을 나타내 염증 주머니를 직접 측정하는 기존의 방법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측정방법이 될 수 있음을 보였다.
김백일 교수는 “한 해 1200여만명이 진료를 받을 만큼 대표적인 구강질환인 치주질환은 심혈관 질환 및 각종 전신 질환 발생과 연관을 갖는다. 개인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치주질환 상태를 효과적이며 경제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번 연구는 타액 내 헤모글로빈 농도를 바이오마커로 삼고 개인 설문조사와 연령을 조합해 치주질환을 예측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대규모 치주질환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전문학술지 ‘JPIS(Journal of Periodontal and Implant Science)’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