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차 사채권자집회에서 만기연장을 반대하던 현대상선 개인 사채권자들이 대부분 입장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말 8043억원 규모 공모사채 채무 재조정을 앞두고 있는 현대상선 입장에선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12일 현대상선은 개별 사채권자 50여명을 대상으로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사전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현대상선은 사채권자들에게 용선료 협상 과정 및 채권단의 지원 방침 등 현재 회사의 현황과 오는 31일과 6월 1일 이틀간 개최되는 사채권자집회의 주요 안건에 대해 설명했다.
광주에서 올라왔다는 사채권자 A씨는 “같이 살아야하지 않겠느냐”며 “용선료 인하 협상, 대주주 사재출연 등 현대상선도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고,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채권단도 양보한 부분이 있으니 이번 집회에선 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채 2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사채권자 B씨는 “법정관리로 가게되면 돈을 받기 더 힘들어질 것”이라며 “현재 시세보다 30% 싼 액수로 출자전환을 해준다고 하니 조건도 괜찮다”고 덧붙였다.
다만 아직 속단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회사채를 보유하게 됐다는 C씨는 “용선주들은 결과적으로 70%는 용선료를 그대로 받아가고 출자전환까지 해주는 것”이라며 “사채권자들과 형평성을 고려해 안을 다시 마련하지 않으면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날 집회에 참석한 사채권자들은 모두 개인들로, 전체 공모사채 규모 중 20%대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신협과 농협, 새마을금고 등 기관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어 결국 이들의 선택이 현대상선의 법정관리행을 좌지우지
이에앞서 현대상선은 공모사채에 대해 50% 이상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원금에 대해선 이자를 연 1%로 분기별로 변경 지급하기로 했다. 이 안건은 이달 말 사채권자집회에서 전체 사채권의 3분의 1이상 참석, 출석 사채권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할 경우 통과된다.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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