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1개월째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50%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앞서 한은은 작년 3월과 6월 각각 0.25%포인트씩 기준금리를 인하한 바 있다.
한은의 이날 결정은 글로벌 통화정책 완화 기조,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한국판 양적완화 등과 맞물려 금리인하 요인이 있지만, 금통위원 대거 교체 후 첫 금통위인 데다 임계치에 달한 가계부채 문제,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등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경제상황을 보면 소비와 건설투자가 회복되고 있으나 수출 부진세 지속은 국내 경제의 불안요인으로 잠재하고 있다.
내수의 대표적 척도인 소매판매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소매판매 증가율은 작년 11월 전년 같은 기간보다 6.2%(전월대비 -0.3%) 증가한 데 이어 12월 4.0%(0.1%), 올해 1월 4.6%(-1.4%), 2월 3.1%(-1.5%), 3월 5.7%(4.2%)를 기록해 점진적 회복세다.
소매판매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내구재 판매는 1월(-2.3%)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됐으나 2월(6.6%)부터 회복해 3월(12.6%)까지 플러스를 이어가고 있다.
통관기준 수출은 작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16개월째 내리막을 걷고 있다. 수입도 19개월째 감소세다.
12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부채 규모가 늘어날 우려가 지속되고 있으며, 가계부채 상환에 부담을 느끼는 저소득층 부실화에 대한 사전적 조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성장률 전망도 어둡다. 한은을 비롯해 금융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 등도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2.4∼2.8%로 내려잡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현재 3%로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낮출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 통화정책 또한 변수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6월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OMC)의 기준금리 향방 등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호주는 지난 4일 기준금리를 2%에서 1.75%로 전격 인하했다.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중국의 4월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 줄면서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부진한 모습이다.
국제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는 등 원유 가격 불안도 대외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저물가 기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발 금리변동 향방, 중국 경제 동향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보다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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