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노후 생계를 자녀가 책임져야 한다는 가족주의가 퇴색하고, 사회가 노년층 부양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자녀의 10명 중 6명만 부모를 부양하고 있으며 월평균 지출액은 35만원이 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내놓은 ‘부양환경 변화에 따른 가족부양 특성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 부양을 가족이 맡아야 한다는 인식은 1998년 89.9%에서 지난 2014년 31.7%로 크게 줄었다. 통계청의 사회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다.
반면 사회가 노부모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은 1998년 2%에서 2014년에는 조사 대상의 절반이 넘는 51.7%까지 급증했다. 부모 스스로가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도 같은 기간 8.1%에서 16.6%로 2배 이상 늘었다.
장남이나 아들이 부모 부양의 책임자라는 가부장적 사고도 퇴색했다. 장남에게 부양의 책임이 있다는 인식은 1998년 22.4%였지만 2014년에는 2%까지 급락했다. ‘아들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응답 역시 7%였던 것이 1.1%로 줄었다. 대신 ‘자녀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인식은 15%에서 24.1%로 오히려 올랐다.
지난해 20~64세의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친부모나 배우자의 부모 중 최소 1명 이상 생존해 있다는 응답자의 56.7%만 최근 1년간 부모를 부양하고 있었다. 이들이 월평균 부모 부양에 쓰는 돈은 34만8000원으로 조사됐다. 자녀별로는 장남 47만6000원, 차남 이하 33만90
부양 비용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9.7%였으며, 부모를 부양하고 있는 사람의 48.4%는 ‘부양 비용의 부담’이 부양하는데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 말했다.
[전정홍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