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구팀이 ‘나노입자 RNA 백신’을 통해 바이러스 감염 등에 대항하는 체내 면역시스템을 ‘깨워’ 암과 싸우도록 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독일 요하네스구텐베르크대 연구팀은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체내 면역시스템의 대응방식을 이용해 면역 시스템이 종양을 타깃으로 하도록 만드는데 성공했다.
면역은 생체의 내부환경이 외부인자인 항원에 대해 방어하는 현상이다. 항원으로는 병원미생물, 음식물, 꽃가루 등이 대표적이다. 면역에 관여하는 중요한 세포 중 하나가 ‘수지상세포’로 외부서 침입한 항원을 인식하고 잡아먹은 뒤 이 조각(표식)을 밖으로 내보낸다. 범죄자의 수배전단을 돌리는 셈인데 T세포는 수지상세포가 내놓은 표식을 인식한 뒤 체내를 돌며 해당하는 정보에 부합하는 항원을 찾아 파괴하게 된다.
연구팀은 이에 주목해 암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수지상세포에 종양의 표식을 직접 전달해주면 T세포가 암을 직접 공격하게 될 것이라는데 착안하고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종양의 RNA 정보를 확보한 뒤 이를 정맥주사로 체내에 주입해줬다. 단 RNA를 바로 집어넣어줄 경우 수지상세포에 도달하기 전 체내에서 분해될 위험이 있어 이를 ‘리포플렉스’로 포장해줬다. 리포플렉스는 캡슐형 알약의 캡슐과 같은 역할로 RNA가 수지상세포에 도달하기 전 분해돼 없어지는 현상을 막아주며 지질(지방산)로 구성돼있다.
‘나노입자 RNA 백신’을 주사해주면 수지상세포에 도달하게되고 T세포가 이 RNA를 확보한 뒤 체내에 퍼져있는 종양을 공격하게 된다. 연구팀은 쥐 실험과 이어진 흑색종(피부암) 환자 3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백신의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에 2일 게재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면역치료제융합연구단 김태돈 책임연구원은 “암 백신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엄밀히 말하면 독일 연구팀이 개발한 것은 몸 속 종양을 치료하는 암 치료제에 가깝다”고 말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연구팀이 만든 리포플렉스는 운반체로 이 안에 넣는 항원의 RNA를 바꿔준다면 여러 종류의 치료제를 만들어볼 수 있다”며 “독일 연구팀의 연구결과는 아직 모든 암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자궁경부암 등 바이러스성 암이나 흑색종 등 돌연변이로 생성된 암에 우선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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