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통하는 고분자, 2차원 ‘면’으로 만들다

↑ 2차원 폴리아닐린 구조체를 합성한 UNIST 연구팀. 왼쪽부터 박노정 교수, 자비드 마흐무드 박사, 백종범·신형준 교수 <사진 = UNIST>

국내 연구팀이 전기가 흐르는 고분자를 2차원 면(面)으로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기존 선형(線型) 고분자보다 전기 전도성이 크게 높아져 휘어지거나 투명하며 가벼운 성질 등을 가진 고분자로 전자제품을 만들 수 있는 날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전기가 흐르는 성질이 있는 전도성 고분자는 다양한 분야로 응용이 기대되는 소재 중 하나다. 폴리아닐린(polyaniline)은 안정성이 높고 쉽게 합성이 가능한데다 기계적 물성도 우수해 경제성과 가공성을 모두 갖춰 응용 가능성이 높은 소재로 알려져있다.
폴리아닐린도 단점은 있다. 금속에 비해 전도성이 낮고 구조도 원자 단위로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소자로 사용하려면 2차원의 ‘면’구조로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폴리아닐린은 ‘선’으로만 존재했다.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백종범 교수팀은 유기 단결정의 열분해 공정을 통해 탄소와 질소가 일정한 비율로 존재하는 ‘2차원 폴리아닐린 구조체(2D PANI)’를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성과는 14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됐다. 연구팀이 만든 2D PNAI는 그래핀처럼 벌집 모양의 평면 구조지만 탄소로만 이뤄지지 않고 질소가 일정하게 섞여있다. 연구팀이 주사터널링현미경으로 원자단위 구조를 확인한 결과 탄소 3개 당 질소 1개가 규칙적으로 배열돼 있었다.
백 교수는 “2D PANI는 그래핀 유사체이지만 균일하게 질소 원자를 포함하고 있어 그래핀보다 다양한 방면에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실험실에서 화학반응으로 쉽게 합성하고 연구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산업체의 부품 생산 라인에서도 수월하게 적용할 수 있어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