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중국 내수시장을 잡고 싶다면 ‘덩샤오핑’과 ‘왕홍’을 기억하라.”
대한민국 명품 경제채널 매일경제TV가 개국 4주년을 맞아 23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제2의 차이나드림-중국 내수시장에 도전하라’를 주제로 포럼을 열고 중국 내수시장 공략을 위한 해법을 제시했다. 이날 포럼에는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장병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 정·관계 인사와 기업 관계자, 학계 인사 등 250여명이 참석해 중국 내수시장에 한국경제의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같이 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60%를 넘어설 전망으로 중국 알리바바 그룹 산하 시장조사기관인 알리리서치는 오는 2020년까지 중국에서 2조3000억달러의 신규 소비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내다봤다.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은 이날 축사에서 “이미 침체기에 들어선 우리 경제가 미국 금리인상, 영국의 EU 탈퇴 가능성 등 글로벌 불확실성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미국보다 규모가 커질 중국 내수시장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발표자로 나선 김용준 성균관대 중국대학원장은 “중국 내수시장이 중요성을 미리 간파한 많은 대기업들이 오래전부터 중국시장에 진출했으나 적잖은 시행착오를 겪었다”며 “성장거점을 구축해 각 지역별로 특성화 제품을 단계적으로 투입하는 ‘덩샤오핑’ 전략이 가장 성공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기업들의 중국 내수 시장 진출 전략을 중국 지도자의 정치성향에 빗대 설명했다.
이마트, 롯데 등 국내 유통대기업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중국 전역에 동시다발적으로 점포를 확장하는 ‘장제스’식 스프레드 전략이나 ▲한 지역을 거점으로 그 주변으로 점포망을 확대하는 ‘마오쩌둥’식 점·선·면 전략을 구사했다. 하지만 이들 전략은 현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결과적으로 실패했다고 김 원장은 진단했다.
김 원장은 하지만 중국을 4대 지역으로 나누고 각 지역별로 특성화 제품을 순차적으로 투입하는 ‘덩샤오핑’식 클러스터링 전략을 쓴 기업은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아모레퍼시픽은 ▲션양 마몽드 ▲상하이 라네즈 ▲베이징 설화수 등으로 차별 공략해 ‘K-뷰티’바람을 이끌었다.
그는 국내기업들이 새롭게 중국시장에서 거점도시로 삼을 만한 곳으로 이미 경쟁이 치열한 서부해안 대도시보다 2선이나 3선도시를 제시했다. 4선 도시 이하는 인프라가 미비해 리스크가 매우 높다. 이때문에 빠르게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중소도시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연구팀은 시안, 정저우, 청두, 우한, 창샤, 충칭을 6대 신흥 소비도시로 선정했다. 김 원장은 “이들 지역의 2015년 GDP 성장률은 평균 9%로 중국 전체 성장률을 상회하고 있으며 각 도시별로 1000만의 상주인구를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중국시장 공략에 있어 놓쳐서는 안될 또 하나의 키워드로 ‘왕홍’을 언급했다. 이미 전자상거래 시장규모가 한국의 30배에 달하는 중국에서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활용하고 이와함께 입소문을 내줄 ‘왕홍’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왕홍’이란 온라인 상의 유명인사를 뜻하는 용어로 한국으로 치면 파워블로거에 비유할 수 있다. 이들이 사용하고 추천하는 상품은 소비로 직결돼 ‘왕홍경제’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대표적 왕홍인 파피장의 웨이보 팔로워 수는 1500만 명으로 한류스타 김수현 팔로워 수(1100만명)보다 많다.
김 원장은 “왕홍이 블로그에 제품을 추천해주는 대가로 기업에게 받는 금액은 100 ~1000만원 수준”이라며 “파급력은 크고 제품 광고비는 상대적으로 저렴해 마케팅 효과가 크다”고 소개했다. 중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한국여행시 필수 쇼핑목록에 오른 국내제약사의 한 숙취해소제는 왕홍을 통한 바이럴마케팅의 대표적 성공사례다.
김 원장은 “서비스업에서 아직 중국보다 우위에 있는 한국이 중국 내수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는 시진핑 정권 기간인 5년 정도”라며 “5년 후에는 중국 정부의 정책기조가 바뀌는 데다가 급성장 중인 중국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한·중 양국 간 교류 협력을 증진시킨 공로로 ▲북경한미약품유한공사·판다코리아 산업자원부장관상 ▲뉴트리바이오텍 매경미디어그룹회장상, ▲엘엔피코스매틱 무역협회상 ▲SPC유한회사 코트라(KOTRA)상을 각각 수상했다.
[정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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