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포스텍 이후종 교수 |
전기가 흐르는 방향은 전선의 모양을 바꿔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 반도체 칩의 경우엔 밴드갭(반도체와 절연체에서 전자상태 밀도가 제로로 되는 에너지 대역)을 가진 반도체 기판 위에 원하는 모양으로 게이트(반도체 물질 표면에 전압을 거는데 사용하는 금속 패치) 전압을 걸어 전류의 경로를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다.
꿈의 신소재인 그래핀은 전자이동도가 매우 높고 상온에서 구리보다 전기가 잘 통해 차세대 전자소대로 기대를 모은다. 문제는 그래핀은 밴드갭이 없어 전류 제어가 어렵다는 점이다. 반도체 소재로 활용하는데 근본적인 한계점으로 작용했다.
그래핀을 폭이 좁은 리본 모양으로 만드는 방법이 고안됐지만 그래핀 리본 가장자리에서 전자 이동성이 크게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리본 모양으로 그래핀을 자르는 것은 정밀소자 공정에서 구현하기 어렵다는 점도 단점이었다.
POSTECH 이후종 교수 연구팀은 일본 물질재료연구소와 공동으로 육방정계 질화붕소 결정 박막 사이에 그래핀을 삽입해 전자이동도가 매우 큰 그래핀을 만들었다. 그래핀 면의 위와 아래에 이중 게이트 전압을 걸어 좁은 경로에서 전기 흐름이 주변보다 훨씬 크도록 조절해 수십 나노미터의 폭을 가진 전도채널을 구현했다.
연구팀은 그래핀의 고유한 전도 특성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전류가 게이트 전압에 의해 형성된 수십 나노미터 폭의 좁은 경로만을 흐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래핀의 장점은 유지하면서도 전류를 마음대로 제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구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피직스에 20일자로 게
이 교수는 “그래핀을 좁은 리본 모양으로 절단하지 않고 게이트 전압만으로도 그래핀의 고유한 전도 특성을 유지하면서 간단하게 전류의 흐름과 방향을 미세 제어할 수 있었다”며 “그래핀을 이용한 정밀 전자소자 개발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이영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