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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에미에 있는 복합 아웃렛인 ‘돌핀몰’ 포에버(forever)21 매장 |
그는 “20~30달러(한화 2~3만원대)만으로 마시고 먹을 것은 물론 간단히 쇼핑까지 즐길 수 있다”며 “H&M이나 포에버21, 로스 등 SPA나 할인 브랜드를 사면 적은 예산이지만 비교적 만족스럽게 쇼핑을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미국에서도 가성비(가격대비 성능)을 따지는 소비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특히 가격 거품을 뺀 ‘오프 프라이스’ 유통망을 확보한 의류 브랜드를 중심으로 소비자들은 손쉽게 지갑을 여는 모습이다. 소비자들의 연령에 맞춰 브랜드 콘셉트를 세분화해 소비자 층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최근 뉴욕 코트라 무역관에 따르면 미국 여성 의류시장은 2014년 기준 51조6500억원 규모이다. 이 시장은 오는 2019년까지 성장세를 보이며 60조가 넘는 시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성장의 발판에는 포에버21 H&M 등 저가 할인 브랜드와 로스, 마샬 등 아웃렛 쇼핑몰 중심의 소비 트렌드가 자리하고 있다.
실제 미국에는 단돈 20달러 만으로 의류 2~3개를 구입할 수 있는 저가 브랜드가 수두룩하다.
대표주자인 포에버21의 현지 가격은 4~20달러대이다. 여기에 여름·겨울 정기 세일이 더해지면 가격은 더 내려간다. 20달러로 의류 3벌을 구입하고도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다. 일반적인 10대의 용돈 금액을 고려해 브랜드 가격대를 설정한 것. 소비자 타켓층을 세분화 한 결과 1984년 브랜드 론칭 당시 3만5000달러(약 4000만원)였던 매출은 지난해 45억달러(약 5조 2700억원)로 껑충 뛰었다. 매장 수는 미국과 해외에서 700여개로 늘었다.
그러나 이 회사가 소유한 공장은 단 한 곳도 없다. 전 세계 매장에서 팔리는 제품은 동유럽·아시아 등의 2500여개 협력공장에서 대신 생산한다. 또한 자체 디자이너를 두지 않고 상품기획자(MD)를 중심으로 운영한다.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면서 상품 기획과 출고를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서다.
미국에서 가장 큰 할인 매장이자 인기를 끌고 있는 로스(Ross) 또한 국내에서 드문 쇼핑 형태다. 로스는 저렴한 상품을 판매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코치, 캘빈클라인을 비롯해 타미힐피거, 폴로, 마이클코어스 등 유명 브랜드 상품을 기존가보다 70~90% 가까이 저렴하게 선보인다. 정가 1만원 짜리 옷 한 벌은 백화점과 아웃렛을 거친 뒤 로스로 넘어올 경우 2000원으로 떨어지는 식이다.
로스는 백화점에 이어 아웃렛에서도 판매되지 않은 전국의 이월 상품을 일괄 매입해 ‘재고 떨이’하고 있다. 재고 매장의 특성 상 시간적 여유와 쇼핑 안목이 있는 30~60대 중년 여성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실제 돌핀몰 로스 매장은 전체 방문객 중 60~70% 이상이 중년 여성 소비자였다. 저렴한 가격대와 특정 소비자 층 겨냥으로 로스는 현재 캘리포니아, 텍사스, 플로리다 지역을 중심으로 미국 내 1300여개 매장을 갖고 있다.
가격을 낮춘 오프프라이스 매장과 연령별 맞춤형 브랜드가 떠오르는 미국에 비해 국내 사정은 다르다.
국내 유통 구조 상 백화점에 이어 아웃렛에서 판매가 되지 않은 상품은 그 이후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린다고 생각해 소각 등 자체 재고 처리에 나서기 때문이다. 여기에 저렴한 가격 정책이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를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통 판매 구조는 태생부터 백화점·온라인 쇼핑을 중심으로 구성됐다”며 “기존의 유통 채널들이 저가 브랜드 론칭이나 재고 떨이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 또한 미국과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마이애미(미국) = 디지털뉴스국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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