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샵의 ‘원더브라’, CJ오쇼핑의 ‘베라왕’이 속옷시장의 한 축으로 떠오른 가운데 현대홈쇼핑도 남성용 속옷 브랜드 ‘CR7’을 선보이면서 홈쇼핑 업체들의 ‘속옷 대전’이 한창이다. 이들 업체들은 단순 속옷 뿐 아니라 남성용, 기능성 제품 등을 잇따라 선보이면서 속옷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홈쇼핑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체 속옷 시장규모는 1조8000억원대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홈쇼핑에서의 판매 규모는 약 7000억원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속옷 판매액의 3분의 1 이상을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셈이다.
현대홈쇼핑의 속옷 매출 증가율(전년대비)은 2014년 8.7%, 2015년 9.3%에 이어 올 상반기 9.6%를 기록했다. 이에 현대홈쇼핑은 2014년 4.9%였던 속옷 판매방송 비중을 올 상반기 6.9%까지 늘렸다. 여름시즌인 6~8월에는 편성비중을 12%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른 홈쇼핑에서도 속옷 판매는 큰 성장을 이어왔다. GS샵의 속옷 부문 취급액은 2012년 950억원에서 지난해 1300억원으로 늘었으며, CJ오쇼핑에서는 베라왕, 라이크라뷰티 등 주요 속옷 브랜드의 매출이 전년대비 30% 가까이 급상승했다.
이처럼 속옷이 홈쇼핑의 ‘주력 상품’으로 떠오른 것은 홈쇼핑의 판매방식과 속옷이라는 상품의 특성이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우선 대량판매·대량유통을 원칙으로 하는 홈쇼핑의 특성상 품질대비 가격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생필품에 속하는 속옷의 특성상 소비자들의 구매빈도가 다른 상품보다 많은데, 홈쇼핑업체 입장에서는 그만큼 재고부담을 줄일 수 있다.
게다가 ‘비대면 구매’를 선호하는 속옷 소비자들의 특성도 한몫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속옷을 구매할 때 매장보다 집에서 주문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최근 속옷을 살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이 점점 사라지는 것도 홈쇼핑 구매가 늘어나게 된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홈쇼핑 속옷판매의 대표주자로는 GS샵의 ‘원더브라’가 꼽힌다. 2009년 홈쇼핑에서 단독 판매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연일 매진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GS샵에서만 생방송 500회, 800만 세트가 판매됐으며, 누적매출만 3500억원에 달한다. CJ오쇼핑의 대표 브랜드인 ‘베라왕 인티메이츠’는 올해 상반기 TV방송에서만 9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6월 초 방송을 탄 ‘베라왕 컬렉션 란제리 세트’는 1시간동안 7000세트 이상 팔려나갔다.
몸매보정, 레깅스 등 다양한 속옷 제품을 선보여온 홈쇼핑 업계는 최근에는 남성용 속옷으로도 분야를 넓혀가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남성들을 겨냥해 세계적인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내놓은 브랜드 ‘CR7’ 속옷을 선보였다. 20~30대 젊은 고객들의 유입을 겨냥해 론칭한 이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모바일 커머스 시장이 커지면서 TV홈쇼핑이 도전을 맞고 있는 가운데 속옷은 홈쇼핑이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상품군”이라며 “남성용 속옷 매출비중은 2014년 6%에 불과했던 것이 올 상반기에는 16.9%까지 확대됐다”고 말했다.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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