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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화시장 규모는 지난 2005년 2조원에서 지난해 1조2000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남성 고급 수제화 시장은 같은 기간 600억원에서 720억원으로 20% 가까이 증가했다.
업계 불황 속에서 남성 수제화가 선전하는 이유는 나를 위한 ‘가치소비’를 선호하는 남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가치소비는 자신이 가치를 부여하거나 만족도가 높은 소비재는 과감히 소비하는 성향을 지칭하는 말이다.
고급 수제화는 일반적으로 30만~50만원 사이대로 출시된다. 제화업체마다 천연 가죽 사용은 물론 이탈리아, 독일 브랜드의 전통 제조공법과 염색 비법을 도입해 명품 못지않은 수제화로 남성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제화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금강제화는 수제화 시장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실제 자사 고급 수제화 브랜드 헤리티지는 2013년 4만8000켤레, 2014년 5만5000 켤레에서 지난해 6만2000켤레로 매년 매출 성장을 기록해 효자 브랜드로 우뚝 섰다.
금강제화는 헤리티지보다 상위 등급 수제화인 ‘헤리티지 세븐·S’을 출시해 고급 수제화 라인 강화에 나섰다. 가격대 역시 30만원대에서 판매했던 헤리티지 라인에서 더 높게 측정된 49만원대로 선보였다.
헤리티지 세븐·S의 밑창에는 국내 최초로 ‘가죽창(홍창) 계의 벤츠’로 불리는 독일 ‘요한 렌덴바흐’사의 JR홍창을 적용했다. JR 홍창은 다른 가죽 밑창보다 견고해 잘 닳지 않을 뿐만 아니라 통기성과 땀 흡수력이 뛰어나 착화감까지 높은 것이 특징이다.
금강제화를 맹추격하는 형지 에스콰이아 또한 ‘알쿠노’ 라인을 출시하며 고급 수제화 시장에 진출했다.
이탈리아 천연염색기법 파티나 공법과 접착제 대신 가죽 끈과 실을 활용하는 굿이어 웰트 공법 등 명품 수제화 제작 기술을 접목해 타 브랜드와 차별성을 강조했다. 프리미엄 전략에 맞게 가격 또한 30만원 후반대로 선보였다.
기존 남성화 가격에서 1.5~3배 가까이 비싼 가격대이지만 소비자 반응은 뜨겁다.
지난 2월 출시 이후 알쿠노의 판매량은 3월 45%, 4월 95%, 5월 78%, 6월 75% 등 매달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 같은 고급 수제화의 인기는 20~40대 젊은 남성을 중심으로 개인 만족도를 우선시하는 가치 소비가 유행하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분석했다. 특히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그루밍족’이 증가하면서 획일화된 기성화보다 독특한 디자인과 명품 제
한 업계 관계자는 “도구적인 목적으로 구두를 구매했던 과거와 달리 가치에 의미를 두고 구입하는 남성들이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이들은 고가의 제품이라도 개인적으로 만족감을 느끼면 과감하게 지갑을 여는 소비 행태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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