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지난 19일 가로등과 교회첨탑 등 높은 곳에 ‘드론 둥지’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아마존이 미국 특허상표청(USPTO)으로부터 획득한 ‘도킹 스테이션’ 특허는 드론이 비행 도중 배터리를 충전하고 배송 데이터까지 다운로드할 수 있는 중간 기착지를 도심 곳곳에 설치하는게 핵심이다.
구글도 내년말 시행을 목표로 ‘프로젝트 윙’ 이라 이름붙인 드론 택배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4년 미국 드론 개발사인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를 인수해 드론사업에 뛰어든 구글은 5세대(5G) 이동통신을 통해 최고 10㎏의 짐을 빠르게 배송하는 미래형 드론택배가 목표다.
세계는 ‘드론전쟁’ 중이다. 드론은 처음에는 군사용으로 개발됐지만, 지금은 택배를 비롯해 농약살포, 의약품 수송, 재난 탐사, 영상 촬영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드론의 폭발적인 성장세는 글로벌 기업에는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국제가전박람회(CES)에서 처음 선을 보인 ‘드론 전시실’이 주목을 받을 정도로 급성장했다.
글로벌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 항공기 시장조사기관인 틸 그룹(Teal Group)은 소형 드론 시장이 급성장해 전체 시장 규모가 2024년까지 연평균 15% 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또한 전체 시장 규모도 지난해 40억 달러(약 4조8000억원)에서 2024년 147억 달러(17조7000억원) 규모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중국·미국·유럽 등 주요 국가들은 급증하는 드론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아마존이 주문 후 30분 내에 택배로 물품을 배송하는 ‘프라임 에어’ 계획을 통해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는 한편, 페이스북과 구글과 같은 IT 강자들도 드론을 활용해 사업 범주를 넓히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반대로 독일은 국가 시설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소형 드론을 격추할 수 있는 ‘드론 킬러’로 이름붙은 레이저 무기를 개발해 수출에 나서는 등 드론과 연관된 신산업 분야는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민간용 드론제조 시장은 사실상 중국이 독식하는 가운데 미국 등이 추격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소형 드론을 주로 생산하는 중국 드론제조업체 DJI의 시장점유율은 70%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액만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에선 추정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서울 홍대 인근에 매장을 열며 한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DJI와 함께 프랑스의 패럿, 미국의 3D 로보틱스는 드론 시장의 ‘3두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구글을 비롯한 IT업체와 DHL과 같은 기존 유통업체까지 도전장을 던졌다.
한국은 이제 걸음마 단계다. 기술 면에서는 선진국에 그리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지난해 국방과학기술연구원은 국내 드론 기술 수준이 미국, 이스라엘, 프랑스 등에 이어 세계 7위 수준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같은 순위다.
그러나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한참 못미친다. 드론 제조업체가 지난해말 기준 710개에 달하지만 대부분 취미용 소형드론만을 생산하는 영세업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체 매출액도 아직 100억원 안팎으로 분석된다.
이런 문제점을 인식한 정부는 지난해말부터
[전정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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