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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11일 미국의 럭셔리 가전업체인 데이코(Dacor)와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기술력만으로는 쉽게 뚫지 못했던 초프리미엄 시장을 정조준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가전업체를 인수함으로써 럭셔리 가전 브랜드로서의 명성과 경쟁력을 이번 기회에 단숨에 확보하자는 차원이다.
1965년 설립된 데이코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3대째 정통 럭셔리 가전 제조업을 가업으로 이어오고 있는 기업이다. 레인지와 오븐, 쿡탑, 냉장고 등 프리미엄급 주방가전을 주로 생산한다. 삼성전자는 “(데이코) 창업주 가족 구성원 3명이 모두 미국 주방·욕실관련 협회인 NKBA (The National Kitchen & Bath Association)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전통과 명성이 있는 회사”라고 한껏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120년 전통의 세계적 명성을 가진 프랑스 요리학교 르 꼬르동 블루(Le Cordon Bleu)의 전 세계 럭셔리 조리기기를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데이코 제품이 가장 우수한 점수를 받은 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데이코 제품에는 르 꼬르동 블루가 인정하는 인증마크(Seal of Excellence)가 부착돼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데이코 인수를 통해 2만 달러 이상의 럭셔리 패키지 라인업을 확대하고 전문 유통망을 확보하는 등 이 시장에서의 사업 기반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생활가전 시장은 연 평균 4% 성장해 2020년 300억달러(32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업계에서 예측하고 있다”며 “주택·부동산 관련 시장은 이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부근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부문 대표이사는 “미국 소비자가 인정하는 럭셔리 가전브랜드를 확보함으로써 주택·부동산 시장에 본격 진입할 수 있게 됐다”며 “유통 인프라 구축, 인력 확충 등 지속적 투자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트랙라인(Traqline)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의 최대 격전지인 북미에서 지난 2분기에 5대 생활가전의 시장점유율 16.7%를 기록해 1위를
앞서 삼성전자는 2014년 8월 북미 공조(냉방·공기정화) 전문 유통회사 콰이어트사이드(Quietside)를 인수해 B2B 시장 개척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삼성전자가 해외 생활가전 업체를 인수한 것은 2009년 폴란드 아미카(Amica) 인수 이후 약 7년 만이다.
[송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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