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강의 강자로 군림하던 세아베스틸이 사업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세아베스틸은 현대차그룹에서 발생하는 매출 비중을 줄이는 대신 수출 비중을 늘리려 하고 있다. 지난해 인수한 세아창원특수강에 대한 투자도 꾸준해 수익성을 높이는 중이다.
특수강은 전기로에 니켈 등을 넣어 특수한 물성을 띠는 철강으로 주로 자동차 엔진·미션, 산업기계 등을 만드는 데 쓰인다. 국내 특수강 생산업체는 세아베스틸과 현대제철이 대표적이다.
12일 세아베스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미 몇 년 전부터 특수강 분야 공급 과잉과 신규 경쟁자 등장에 대비해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 접촉해 지난해부터 수출을 시작했다.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3%다. 세아베스틸은 수출 비중을 더 늘리기 위해 지난 2월 미국 휴스턴에 현지 판매법인을 세웠다.
세아베스틸이 수출비중 확대에 나선 것은 향후 국내 자동차 부품용 시장을 상당부분 현대제철에 내줘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동부특수강을 인수하고 특수강 설비를 확충했다. 신규 생산설비는 지난 2월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현대제철은 아직까지 자동차 부품용 특수강 인증을 획득하지 못해 볼트나 너트용 특수강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내년부터 현대제철이 자동차 부품용 특수강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로부터 인수한 세아창원특수강(옛 포스코특수강)에 대한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세아베스틸은 내년까지 세아창원특수강에 모두 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투자의 중간 결과로 내년 1월부터 세아창원특수강은 무계목강관 생산능력을 기존 2만4000t에서 6만t으로 늘리고 대구경 스테인리스·특수합금 강관과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도 가능해진다. 업계에서는 세아베스틸의 계획대로 투자가 이뤄지면 세아창원특수강은 연매출 2조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올리는 회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도 세아창원특수강에 거는 기대가 크다. 박종국 키움증권 연구원은 “세아창원특수강은 세아베스틸에 인수된 뒤 흑자전환을 하고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평균 영업이익률 7.1%를 기록하고 있다”며 “가동률이 크게 오르지 않았는데도 흑자로 전환해 가동률이 높아지면 이익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아베스틸은 판로와 제품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적극적으로 영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제품 값을 깎아야 했다. 특수강 판매 물량이 많았던 지난 2분기 세아베스틸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3% 줄어든 것은 평균판매가격(ASP)가 7000원 하락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박 연구원은 “2분기 수출물량 증가로 판매량이 4개 분기만에 50만t대를 회복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이 판매량을 비수기인 3분기와 경쟁사 진입 직전인 4분기에 절대적으로 사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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