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초럭셔리카의 돌풍이 거세다. 1억원이 넘는 럭셔리 SUV가 완판돼 없어서 못팔 지경이다.
마세라티의 공식 수입사인 FMK는 14일 중형 SUV인 르반떼의 계약이 100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르반떼는 마세라티가 브랜드100년 역사상 최초로 선보이는 SUV로 가격이 1억1000만~1억4600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국내 공식 출시 시기가 11월로 예정돼 있음을 고려했을 때 100대 이상의 계약 수치는 이례적인 것이다. 이는 사전에 마세라티가 예상하고 있던 한국 시장 연간 판매량을 넘어서는 것이다.
FMK 관계자는 “지금 계약해도 차를 올해 안에 인도 받기 어려운 상황이 돼버렸다”며 “글로벌 본사에서 국내 오더를 최대한 맞추려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해 국내에서 1200여대를 판매한 마세라티는 내년부터는 르반떼 판매를 등에 업고 2000대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장 비싼 모델인 르반떼S는 6기통 가솔린 엔진에 최고 출력은 430마력, 최대토크는 59.1kg·m을 기록하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5.2초에 불과하다.
럭셔리 SUV 열풍은 다른 브랜드들에서도 발견된다. 시작가가 8030만원인 볼보 XC90은 3월 사전 계약 시작 이후 현재까지 570대 이상이 계약됐으며 1억1020만원인 T8 모델 계약 비중은 18%에 이른다. 아우디 플래그십 SUV인 Q7은 올해 들어 785대가 팔렸으며 이중 1억1230만원인 ‘45TDI 콰트로’ 모델은 22%를 차지한다. 국내 출시 가격이 3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는 벤틀리 최초 SUV인 벤테이가는 사전주문만 100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벤츠, BMW조차도 강남에서 흔한 차가 돼버려 차별화 욕구를 채우기 어려워졌다”며 “최근 럭셔리 SUV 열풍은 마세라티, 벤틀리 등 차메이커의 프리미엄 이미지와 그들이 브랜드 ‘최초’로 출시한다고 하는 SUV라는 희소성이 더해져 새로운 차별화 수단으로 부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경차 시장은 개별소비세 인하 기간이 끝나자마자 시장 점유율이 수직 상승하며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차에는 개별소비세가 적용되지 않아 개소세 인하 기간 동안 다른 차급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비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달 경차의 국산차 시장 점유율은 13.5%로 전월(9.8%)대비 3.7%p 올라 올해 3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판매량 역시 1만3424대로 전월(1만3408대)와 비교해 소폭 올랐다. 경차 시장 성장의 일등 공신은 기아차 레이로 2069대가 팔려 판매량이 전월(1713대) 대비 20.8% 늘었다. 반면 경차를 제외한 나머지 차급의 지난 달 판매량은 8만5811대로 전월(12만3301대)과 비교해 30% 넘게 역성장했다.
국산차 내수 시장에서 경차와 대형차급 판매가 2000년대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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