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불황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 법) 시행을 앞두고 올 추석 소비 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체적인 유통업계 추석 선물세트 판매 실적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다만, 5만원 이하의 상품 판매가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작년보다 가격이 많이 뛴 한우·굴비는 그 성장세가 완만해 김영란 법의 여파가 체감되기 시작했다.
8일 롯데·현대·신세계 백화점 3사에 따르면 본판매가 시작되고 추석 열흘전인 지난 6일까지 추석선물세트 매출 신장률은 5.9~15.8% 늘며 고른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5일부터 추선선물세트 본판매를 시작한 롯데백화점의 상승폭이 15.8%로 가장 컸다. 품목별로는 건강식품 매출이 38.8% 늘며 매출 성장을 이끌었고, 가공·생필품도 22.1% 신장률을 보이며 큰 폭의 성장을 했다. 그 외 정육(9.7%), 굴비(9.7%), 청과(7.5%) 등 상품의 매출도 증가했다. 전년대비 추석선물세트 매출 신장률이 8.5%를 기록한 현대백화점에서도 건강식품(18.8%)은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밖에도 5만원 이하 상품이 70% 가량을 차지하는 청과(13.7%)와 와인(11.3%) 역시 올해 인기 상품으로 떠올랐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보다 추석선물세트 매출이 5.9% 올랐는데 이 역시 전년대비 58.9% 성장한 건강식품·차가 성장세를 견인했다. 이밖에도 조미료(18.0%), 주류(14.2%)의 성장폭이 컸으며, 축산(5.5%)·수산(3.4%) 분야는 지난해와 큰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실물 경기의 체감정도가 더 크게 느껴지는 대형마트에서는 이같은 저가형 상품의 성장세가 더욱 뚜렸했다. 이마트의 추석선물세트 본판매 매출은 지난해보다 22.5% 성장했는데, 한우 갈비와 혼합세트는 각각 12.9%, 16.2%씩 매출이 줄어들었다. 롯데마트에서도 전체 매출이 13.3% 증가하는 가운데 축산 분야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2.4% 줄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한우의 경우 어떻게 만들어도 5만원대의 선물을 만들 수 없어 김영란 법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카테고리”라며 “김영란 법과 상관없이 선물을 하려해도 한우 가격이 지난해보다 10~15% 올라 수요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추석을 일주일 앞둔 9일부터 각 유통사는 마지막 선물세트 세일을 실시하기로 했다. 추석선물 판매 매출을 끌어올림은 물론, 선물세트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서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오는 13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할인전’을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지난 추석보다 품목 수는 20% 이상 늘려 80여 품목을 준비했으며, 수량 및 물량은 40% 이상 늘려 50억원 물량으로 6만 세트를 준비했다. 명절 선물세트 행사 최초로 한우갈비, 굴비, 수삼, 더덕 세트 등 전 품목에
[조성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