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되면서 산업 구조조정의 방향키를 잃은 케이블TV 업계가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을 내놨다.
케이블TV비상대책위원회는 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원케이블 전략’에 대한 방향과 서비스 내용에 대해 발표했다.
비대위 간사를 맡은 김정수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사무총장은 “케이블 TV는 권역이 나뉘어 있는데 서비스 통합과 협력을 통해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려 한다”며 “이는 시너지를 내기 위해 쪼개진 케이블 TV 규모를 통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케이블 전략은 크게 ▲지역채널 활성화 ▲사용자 인터페이스(UI)/사용자 경험(UX) 통합 ▲권역 이동 시 서비스 승계 ▲ 미디어 커머스 도입 등으로 나뉜다.
우선 지역채널 활성화를 통해 지역 사회 공헌, 시청자 권익 향상, 사업 경쟁력 확보 등 세 가지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비대위는 지역채널의 단일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내년 1월 1일부터 지역채널 브랜드를 통합하기로 했다. 재난사고 발생 시 신속한 보도로 지역방송 매체 역할을 수행토록 하며 시청자 참여 기회도 넓히기로 했다.
또 사업자별 다른 UI/UX가 달라 사용자에게 불편을 줬던 점을 해소하기 위해 이를 통합하기로 했다. 올해 콘텐츠 카테고리 통합을 추진한 뒤 UI/UX를 공동 개발해 내년 9월까지 적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외에 리모콘 조작 방식과 같은 세세한 부분까지 일원화한다.
가입자가 이사로 인해 케이블TV 서비스 제공자가 바뀔 경우 주문형비디오(VOD)와 같은 유료 서비스 내역이 승계가 되지 않던 문제도 내년 1월 1일까지 보완해 해결할 방침이다. 다른 유료방송 서비스로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다음달부터 이사 고객을 대상으로 요금할인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새로운 편의 기능도 추가한다. TV의 간접광고(PPL) 상품을 시청자가 손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돕는 미디어커머스 플랫폼을 내년 상반기 도입할 계획이다. 비대위는 신규 비즈니스 모델 도입으로 업계 경쟁력 강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비대위는 공정경쟁 실현을 위해 제도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케이블TV업계는 오는 2018년 2월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단계적으로 아날로그방송을 종료하고 디지털방송으로 완전 전환해 초고화질(UHD) 콘텐츠 서비스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8VSB 상품 자율성 확보, 가입자의 100% 동의 확보 의무 규정 완화 등을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유료방송 경쟁 매체인 IPTV 서비스 제공사인 이동통신 3사와 관련해서는 모바일 결합판매 제도개선이 시급하고 현금 지원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비자 후생 차원에서 모바일 결합판매 제도가 긍정적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앞서 제시한 ‘동등할인’, ‘동등결합’을 정부가 도입해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해달라고 촉구했다. 비대위는 이동전화 2회선을 결합하는 새로운 방식의 ‘이동전화 다회선 할인상품’ 신설도 제안했다. 초고속인터넷과 결합 시 할인 혜택을 주는 현행 제도에서는 시장 지배력 전이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종합유선방송(SO) 사업권역은 현행 77개 권역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권역을 넓힐 경우 IPTV 대비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SO가 시장에서 헐값으로 퇴출당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배석규 비대위위원장 겸 케이블TV방송협회장은 “(원케이블 전략은) 꼭 시행해야 하는 내용을 담았고 ‘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각오를 다졌다”면서 “정부가 케이블업계의 제안을 받아들
탁용석 CJ헬로비전 사업협력담당 상무도 “매체별 특성이 있다”면서 “IPTV, 케이블TV, 위성, OTT 등은 각각 특성이 있는데 (정부가) 매체 간 특성에 맞는 규제철학을 토대로 규제 방향을 정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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