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호텔이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벨레상스 서울 호텔이 6일 28년만에 문을 닫는다.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라마다르네상스’라는 이름으로 출범한 이 호텔은 10월 6일까지만 영업 후 철거, 오피스빌딩으로 재건축 예정이다.
테헤란로 황금부지에 위치한 이 호텔은 위치상의 잇점 때문에 각종 행사를 많이 치루는 호텔로 유명했다. 또 비즈니스맨들이 출장시 많이 묵는 곳이기도 했다.
그러나 호텔업 경쟁이 심화되고, 방값은 저렴하면서 숙박 퀄리티엔 큰 차이가 없는 비즈니스호텔이나 레지던스호텔 등이 성업하면서 호텔은 위기를 맞았다.
설상가상으로 이 호텔의 소유주였던 삼부토건이 심각한 재정난을 겪으면서 호텔 인프라스트럭쳐에 제대로 투자를 하지 못하면서 상황은 악화됐다. 삼부토건은 결국 지난 4월 토목공사업체인 VSL코리아에 이 호텔을 매각했다.
새 주인을 찾은 이 호텔은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의 브랜드인 ‘르네상스’를 떼고 ‘벨레상스’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2016년 영업을 하며 재기를 노렸다. 그러나 낡고 노후화된 시설에 직원들의 밀린 월급 등으로 인한 각종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VSL코리아는 호텔노동조합과의 협상 끝에 밀린 4개월치 월급과 위로금, 퇴직금 등 총 300억원 가량을 지급하기로 했다. 벨레상스 관계자는 “6일부로 영업을 종료하고, 이후 예약고객에 대해선 다른 호텔을 안내해주거나 개별연락을 통해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28년 역사를 자랑하는 특1급 호텔이 문을 닫을 정도로 호텔업계 상황은 좋지 않다.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인터컨티넨탈호텔로 유명한 파르나스는 지난 9월 완공한 ‘파르나스타워’에 스타우드 계열 럭셔리 호텔인 ‘럭셔리컬렉션’ 설립계획까지 다 세웠다가 채산성이 맞지 않자 호텔설립은 없던 것으로 하고, 전층을 오피스 임대로 운영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틀었다.
우후죽순 생기는 호텔로 인한 과잉공급, 과잉경쟁도 문제다.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비즈니스호텔은 ‘치킨집보다 많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현재는 중국인 관광객들로 수요를 근근히 맞추고 있지만, 작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같은 대외적 악재 한번이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크다.
호텔업 자체가 막대한 비용을 들어 시설투자를 해야하고, 이후에도 인력을 꾸준히 투입하며 교육을 해야 하는 고도의 서비스업인데, 이를 너무 쉽게 보고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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