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리 피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이 현재 경기 회복세가 미진하다는 의미의 진단을 내놓으면서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하락했다. 그는 재정정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보다 51.98포인트(0.29%) 하락한 1만8086.40으로 마감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장보다 6.48포인트(0.30) 떨어진 2126.50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4.34포인트(0.28%) 빠진 5199.82을 기록했다.
이날 지수는 상승출발했지만 장중 하락반전하더니 내림폭을 키웠다. 피셔 부의장이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았고, 기업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제조업 지표의 부진도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업종별로는 임의소비업종이 0.7%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컸다. 에너지·금융·헬스케어산업 등은 하락했고 소재·통신·유틸리티 등은 상승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경제지표가 심각한 부진을 나타내지 않으면 연준이 올해 12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피셔 부의장은 이날 뉴욕 이코노믹클럽 연설에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정책이 향후 경제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정정책으로 인해 재정 건전성이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는 단서를 붙였다.
피셔 부의장은 연준이 고용 안정과 2% 물가 상승이라는 두 가지 목표에 "매우 근접해 있다"며 저금리로 인해 미국 경제가 외부 충격으로부터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다우존스는 피셔 부의장이 이날 저금리의 문제를 지적했지만 저금리 상황의 변화가 임박했다는 뉘앙스가 느껴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피셔 부의장 발언 후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오전 고점보다 5bp 낮은 연 1.76% 밑으로 떨어졌다. 채권 가격이 올랐다는 말이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통화정책이 아닌 생산성 개선이 장기 국내총생산(GDP) 성장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라고 진단했다. 그는 "장기 실질 GDP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생산성 향상이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지난주부터 발표된 미국 은행들의 3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자산 기준 미국 2위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주가는 올해 3분기 순익과 매출이 시장 예상을 웃돈 데 따라 0.3% 상승했다.
BOA는 3분기 49억6000만달러(주당 41센트)의 이익을 남겼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6억2000만달러(주당 38센트)보다 증가한 것이며 톰슨로이터 조사치인 34센트도 넘어선 것이다. 매출은 216억달러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 209억7000만달러보다 많았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아직도 미국의 제조업이 달러 강세와 세계적 수요 부진에 신음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냈다.
연준은 9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0.1%(계절 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0.2% 상승을 밑돈 것이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은 10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전월 -2.0에서 -6.8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 주요 언론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이달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가 확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지수는 0를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본격적인 기업 실적 발표와 미 대통령 선거로 인해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 인상에 대한 신호가 엇갈리는 것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변동성을 나타내는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0
국제유가는 미국의 원유채굴장비수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의 생산량 증가로 인해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41센트(0.8%) 하락한 49.94달러에 마쳤다. WTI가 5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7일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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