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근 4개월 넘게 이어진 검찰 수사에서 지적된 문제를 국민에게 직접 사과하고, 경영 쇄신책을 발표했다.
신 회장은 25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고객과 임직원, 협력업체 여러분,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 수사로 다시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앞으로 사회 가치에 부응해 기업을 경영하겠다며 롯데그룹 쇄신을 다짐했다. 5년간 40조 원의 투자와 7만 명의 고용도 약속했다.
기자 회견에 앞서 신 회장은 23개 주요 계열사 대표들과 함께 사과의 뜻으로 허리를 굽혀 고개를 숙였다.
그는 “외형 성장에만 집중한 결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부족함이 있었다”고 반성했다. 이어 “국민과 사회가 기업에 바라는 가치와 요구에 부응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표 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의 대국민 사과는 지난해 8월 11일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사과한 이후 1년 2개월 만이다.
그는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을 보좌하면서 그룹 경영에 참여해왔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변화와 개혁을 이룩하지 못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과거 경영방식을 반성했다.
이날 신 회장이 공개한 그룹 쇄신안에는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준법경영위원회 설치, 5년간 40조 원 투자와 7만 명 신규 채용, 3년간 1만 명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함께 호텔롯데 상장을 통한 기업지배구조개선, 매출 등 실적 위주가 아닌 ‘질적’ 성장 목표 설정, 그룹 본사 축소와 계열사 책임·권한 강화 등이 포함됐다
신 회장은 “순환출자를 앞으로 완전히 해소하고, 최대한 가까운 시일 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겠다”며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추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30분 정도 진행된 이날 회견은 내외신 기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특히 일본 기자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디지털뉴스국 박소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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