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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신안 발표하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 : 유용석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5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룹의 경영철학과 전략 방향을 큰 틀에서 바꾸겠다”며 “2020년까지 매출 200조원을 달성하고 아시아 톱 10 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 아래 외형확대에 치중해 왔지만 이제 이러한 목표를 조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롯데는 ▲준법경영위원회 신설 ▲정책본부 역할 축소 ▲계열사 책임경영 강화 ▲호텔롯데 기업공개(IPO) 재추진 및 지배구조 개선 ▲투자고용 확대 등에 나선다.
신 회장은 현 상황을 “외형성장에만 집중한 결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데 부족함이 있었다”고 진단하고 “성장 전략을 양적 성장 방식에서 사회와 산업 생태계를 고려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해 국민 기대와 사회적 가치를 우선하는 좋은 기업이 되는데 주력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룹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성 강화에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못했다는 지난해 판단에서 한 발 더 나아간 모습이다. 재기와 경영정상화를 목표로 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에는 사회공헌과 동반성장을 좀 더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해에는 지주사 전환에 7조원의 재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따른 연구개발과 신규채용 같은 그룹의 투자활동 위축을 우려했지만 이번에는 되려 ‘2020년까지 매출 200조원 달성’이라는 그룹 비전을 과감하게 조정하고 대신 5년 동안 4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 투자 금액보다 매년 1조~2조원 늘어난 수치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투자는 현재 롯데가 진행하고 있는 인수합병(M&A)과 설비투자 분야, 연구개발(R&D) 분야에 집중될 예정이다.
청년 일자리를 포함한 고용확대 정책은 좀 더 분명해졌다. 5년 동안 7만명을 신규 채용하고 3년 내 1만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신 회장이 발표문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강조하고 나서면서 롯데는 오는 2017년부터 매년 청년 고용 중심으로 전년대비 10% 이상 채용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여성 비율도 40% 수준을 유지한다. 정규직 전환은 계열사별로 유통 계열사 5000명, 식품 계열사 3000명, 금융 기타 계열사 2000명을 전환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계열사들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했던 정책본부 역할이 축소되고 신 회장 직속의 준법경영위원회가 신설되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지난해 발표한 쇄신안에 따라 올해 기업문화개선위원회와 투명경영위원회가 들어선 이후 롯데의 클린 경영을 위한 3번째 위원회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그룹 소속의 기업문화개선위원회는 업무환경 개선과 협력사 지원 등을 골자로 10여 명 정도가 근무하고 있으며, 투명경영위원회는 자산 1조원 이상 규모의 계열사 별로 별도의 조직을 구성해 투명경영에 위배되는 문제점을 도출하고 개선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투명경영위원회에는 계열사 임직원과 외부 인력이 함께 포함돼 있다.
이번에 신 회장 직속으로 신설하는 상설 조직인 준법경영위원회는 외부 전문가가 참여해 그룹 차원에서 준법경영을 위한 제도를 만드는 것이 골자다. 계열사의 준법 경영 실태 점검과 개선 작업도 진행한다. 롯데그룹은 투명경영위원회와 함께 준법경영위원회가 롯데의 준법 경영에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이 내부적으로 투명경영을 위한 위원회를 3개나 운영하는 것이 이례적이다. 같은 유통 대기업인 신세계의 경우 1999년 윤리경영 선포 이후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내 사회공헌팀에서 유사한 업무를 보고 있고, 현대백화점의 경우 2003년부터 윤리실천위원회를 구성해 사회공헌 활동과 협력사와의 관계 개선 업무 등을 맡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1753억원대 특정경제범죄가중
이종현 롯데그룹 상무는 “직원 복지와 협력업체 비롯한 외부 이해관계자의 기대치를 향상하고 사회공헌도 늘려 전체적으로 내외부 평판을 높여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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