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30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서 롯데 사장단 회의가 열린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회의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한주형기자> |
신동빈 롯데 회장이 1년만에 그룹 사장단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변화를 강조하면서 주역의 핵심사상을 소개했다.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는 의미다. 신 회장은 이 같은 경구를 인용하며 현재 롯데그룹이 겪고있는 위기와 고난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룹 차원의 생존을 위해서는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주문과 함께 롯데를 향한 사회적 비판과 질타를 수용해 회사의 문화와 시스템을 바꾸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신 회장은 30일 오후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하반기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진심을 다해 절박한 마음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회장은 “사회적 질타에 대한 반성의 표시로 사회적 책임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롯데그룹 계열사 대표 50여명, 정책본부 임원 30여명 등 총 80여명이 참석했다.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는 통상적으로 해마다 상·하반기에 한차례씩 열려왔다. 하지만 올해는 검찰수사 영향으로 상반기 회의가 취소되면서 1년만에 처음 열리게 됐다. 게다가 ‘최순실 게이트’와의 연루 등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이날 사장단 회의에 대한 언론의 관심도 뜨거웠다. 신 회장은 이날 회의 취재를 위해 회의장소를 찾은 취재진에 둘러싸이면서 입장이 지체되기도 했다. 기자들의 면세점 특허 의혹 등에 대한 질문에도 아무 답변을 하지 않고 회의장으로 향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내년 경기전망과 실적보고, 각 계열사별 연간 계획 등이 논의됐다. 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신 회장은 ‘변화’를 키워드로 들고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에 따른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 등 국제여건이 악화되고 있고, 한국 경제 또한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국내여건 또한 녹록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신 회장은 “살아남기 위해서는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생존을 위한 고민을 치열하게 해달라”고 계열사 사장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이어 “변화는 생존을 위한 유일한 답”이라며 “관행과 관습에 젖어있는 생각들을 뜯어고치고 회사의 문화와 시스템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에 그룹의 역량을 기울이라는 주문도 있었다. 이를 위해 지난 10월 롯데가 발표한 혁신안을 차질없이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혁신안에서 신 회장 직속의 준법경영위원회 설치하고 2020년까지 매출 200조원 달성을 목표로 했던 ‘2020비전’의 전면수정해 질적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밝혔었다. 준법경영위원회는 그룹 차원의 준법경영 관련 제도를 만들고, 그룹·계열사의 준법 경영실태 점검과 개선작업을 담당하게 된다. 새로운 비전은 외형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지고, 산업 생태계 내에서 동반성장하며 가치를 창출한다는 방향으로 목표를 재설정한다는 계획이다. 신 회장은 “준법경영위원회 설치를 포함한 그룹 차원의 혁신안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해달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이밖에 호텔롯데 상장을 포함한 지배구조 개선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신 회장은 이날 사장단 회의를 마치고 롯데월드타워 아레나 광장에서 괴테 동상 제막식에 참석했다. 이후 완공을 앞둔 롯데월드타워를 둘러보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손일선 기자 / 최승진 기자 / 김유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