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채소에 계란값까지 올라…밥상 물가 `비상`

최근 작황부진에 월동채소 수급에 빨간불이 켜진데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계란값 인상도 가시화되는 등 서민들의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12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하 농경연)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당근 도매가격은 20㎏당 6만6943원으로, 전년 동월(1만8460원) 대비 무려 262.6% 급등했다. 작년 한 해 평균값보다도 220% 높게 형성됐다.
양배추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양배추 가격은 6일 기준 8㎏당 1만4035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345.3% 폭등했다. 양배추 1포기당 보통 2㎏인 점을 고려하면 포기당 3500원 정도다.
같은 날 기준 배추는 포기당 도매가격이 약 2500원이었다.
한때 배춧값이 폭등하면서 ‘양배추 겉절이’가 큰 인기를 끌 정도로 대체재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오히려 배추보다 더 ‘금값’이 된 셈이다.
무의 경우 가격(12월 6일 기준)이 전년 동월 대비 175.3% 치솟았고 감자와 대파, 마늘도 각각 21.1%, 24.1%, 9.5%씩 가격이 증가했다.
이들 채소값이 급등한 이유는 최근 출하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농경연에 따르면 당근 파종기이던 초가을 당시 폭염이 계속되면서 파종이 일부 지연되는 등 차질이 빚어졌고 10월 초에는 태풍 ‘차바’가 겨울당근의 주산지인 제주와 남부지역을 강타하며 출하량에 악영향을 미쳤다.
무 역시 김장철이 끝나가는 상황에서도 올해 작황이 부진해 가격 오름세가 내년초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고병원성 AI가 산란계를 중심으로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계란값 인상도 가시화되고 있어 서민들의 밥상 물가 부담을 키운다.
계란 시세는 지난해 12월부터 올여름까지 개당 100~120원대를 유지하며 평년 대비 낮게 형성됐으나 9월 상순까지 이어진 폭염과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확산한 고병원성 AI 확산 등의 영향으로 최근 들어 크게 올랐다.
실제로 6일 ‘특란’ 기준 계란 도매가격은 10개당 1418원으로, 전년 평균 대비 4.6% 오른 상황.
도살 처분된 가금류의 70% 가까이가 산란계(알 낳는 닭)인 만큼 사태가 장기화하면 ‘계란 대란’ 발생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미 대형마트에서는 계란 도매가 인상분을 일부 반영해 계란 소비자가를 5% 안팎으로 올렸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