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보기술(IT) 기업의 한국 진격이 거세다.
중국 정부의 한류금지 조치인 한한령(限韓令) 분위기가 팽배한 가운데 중국 전자업체 샤오미(小米)가 내년초 한국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기로 결정했다. 샤오미의 비중화권 첫번째 플래그십 스토어인데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이 개장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샤오미 뿐만 아니라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 역시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진출을 강화하고 나섰다.
13일 IT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내년 1~2월을 목표로 서울 도산대로 또는 부산 서면 중 한 곳에 자사 첨단제품들을 전시하고 판매기능도 담은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한다. 샤오미 플래그십 스토어는 중국, 홍콩, 싱가포르에 있긴 하지만 비중화권에서는 한국이 처음이다. 샤오미의 레이쥔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회장)도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에 맞춰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다.
중국 거대 IT 기업인 화웨이도 한국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옌 리다 화웨이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그룹 대표는 이날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화웨이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공급업체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에 따라 화웨이는 평창 올림픽에 필요한 유선 네트워크 장비와 관련 서비스를 지원하게 된다. 켈빈 딩 한국화웨이 대표는 “향후 한국 공공부문 사업 진출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국내 이동통신 회사 중 LG유플러스에 통신장비를 공급했고, SK텔레콤에도 장비 공급을 추진 중이다. 옌 대표는 한한령에 대한 질문에 “이번 평창 올림픽 사업협력은 비즈니스 부분만 생각했다”면서 “추진 과정에서 어떤 정치적인 압력을 느낀 적은 없다”고 답했다.
지난 7월 한국 정부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결정한 이후 중국에 진출해 있는 롯데가 고강도 세무조사를 받은데 이어 한류 드라마 등 콘텐츠를 제한하는 등 중국 사업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비해 중국 기업들은 한국 시장에 대한 공략을 강화하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유병규 산업연구원장은 “글로벌 보호무역이 팽배해지는 시점에서 한국과 중국이 대립하는 것보다 상호호혜주의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며 “중국 기업에 대한 한국의 선의가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호의로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화웨이·샤오미 한국 투자 확대를 계기로 얼어붙었던 양국간 무역에 온기가 도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교두보로서 한국을 활용하려는 측면이 강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샤오미 플래그십 스토어 결정은 6개월 전부터 진행되던 작업인데다 한국이 아시아에서 샤오미 판매실적이 가장 우수한 국가라는 배경 때문에 추진되고 있다. 화웨이 역시 올림픽을 계기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상징성 때문에 이번 후원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스마트폰 사업에서 샤오미가 당면한 위기상황 또한 잘나가는 한국 비즈니스를 위축시키기 어려웠던 요인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때 ‘대륙의 애플’로 불리우며 중국 내 스마트폰 점유율 1위에 올랐던 샤오미는 지난 3분기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0%로 오포, 비포, 화웨이 등에 밀린 4위를 기록했다. 샤오미는 이 때문에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전미가전쇼(CES)에 사상 처음으로 참여해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런 와중에 아시아에서 판매실적이 양호한 한국 시장은 플래그십 스토어를 만들기 최적의 장소였을 수 있다. 실제로 샤오미는 한국 지방 소비자들을 겨냥해 전국 브랜드관 또한 늘리고 있다. 샤오미는 12월 내로 광주 상무지점 브랜드관을 오픈할 계획인데 이는 서울 동대문, 경기 야탑, 대전 등에 이어 5번째가 된다. 12월 광주 상무지점 오프닝에는 왕샹(王翔) 샤오미 국제 총괄 부회장이 방한할 계획이다. 광주 상무지점 브랜드관은 1층에 매장, 2층에 공식 AS센터가 들어가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화웨이 역시 평창 동계올림픽이 놓치기 어려운 전 세계 대상 마케팅 기회다. 브랜드 인지도 제고 뿐만 아니라 기술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이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2018년 2월 개최되는 평창올림픽을 위해 내년 3분기까지는 모든 네트워크 구축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특히 화웨이의
[신현규 기자 /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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