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똑같은 옷은 싫다.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스타일을 추구한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강력한 자아 표현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그 곳에 게시할 사진 속 패션에 개성을 드러내고 싶은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내년에 패션 업체들은 그 열망을 사로잡을 '맞춤형 서비스'로 승부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한 디자인 옷을 수만장 만들어 파는 제조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디자인 제품들을 소량 생산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저격'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게 새로운 성공 방정식이다.
27일 삼성패션연구소가 발표한 '2017년 패션 시장 전망'에 따르면 점점 더 다양해지는 개인의 취향을 맞추기 위해 패션 시장은 세분화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측은 내년 패션 시장을 주도할 4가지 트렌드로 개성(Selfness), 세분화되는 시장(Market Fragmentation), 개인 맞춤형 서비스(Personal Concierge), 단순함과 과장됨이 혼용되는 다양한 스타일(Minimal Maximalism) 등을 꼽았다.
4차산업혁명이 패션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T)이 점점 더 다양해지는 개인의 취향을 맞추는 패션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내 백화점들은 AI와 VR을 동원해 고객의 패션 스타일을 찾아주는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송희경 삼성패션연구소 차장은 "내년에 테크놀로지가 기폭제가 되어 패션 비즈니스 패러다임의 혁신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첨단 기술을 선호하는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스마트 의류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내년 1월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첨단 휴대폰 뷰파우치를 선보일 계획이다. 휴대폰을 넣은 뷰파우치 화면을 통해 전화와 문자 알림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CES행사에서는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삼성전자 C랩 출신 스타트업 웰트가 협업한 스마트벨트 상품 '웰트'를 선보인 바 있다. 이 제품은 허리둘레 치수, 활동량, 과식 여부, 앉은 시간 등의 데이터 분석을 통해 비즈니스맨의 복부비만을 관리해 주는 스마트 벨트. 사용자의 생활습관과 칼로리 균형을 파악해 일상 속에서 건강 관리를 돕는다.
세계적인 스포츠웨어 브랜드 '언더아머' 최고경영자(CEO) 케빈 플랭크는 올해 CES에서 건강 상태 정보를 알려주는 헬스 모니터링 앱 '언더아머 헬스박스'를 선보였으며 내년에도 스포츠웨어와 IT기술을 결합한 스마트의류를 발표할 계획이다.
고객의 취향이 점점 세분화되고 다양해지면서 과거 일부 명품 브랜드로 쏠리던 소비가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로 이동하고 있다. 마이크로한 취향을 저격한 인디 브랜드나 동대문 기반의 편집숍이 속속 등장해 시장 분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요즘 소비자들은 브랜드가 추구하고 제안하는 문화가 본인의 취향에 부합하는 지를 중요하게 여긴다. 때문에 브랜드의 개성을 확실히 드러내는 차별화된 콘텐츠, 즉 '자기다움'이 브랜드의 가치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패션 스타일도 맥시멀리즘(화려하고 과장된 스타일)과 미니멀리즘(단순한 스타일)이 한 데 어우러져 공존할 전망이다. 여기에 1980~90년대 유행했던 스트리트적 터치(길거리 감성)와 애슬레저(스포츠웨어와 일상복의 경계를 허문 가벼운 스포츠웨어) 스포티즘, 로맨티시즘도 가미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난한 것 같으면서도 엣지가 살아있는 믹스매치룩, 재치있는 디테일로 색다른 취향을 표현하는 경향도 강해진다.
이같은 패션 시장의 변화에 발맞춰 '퍼스널 컨시어지'도 키워드로 부각될 전망이다. 소비자가 패션 정보를 탐색하거나 구매하는 데 모바일 기기 활용도가 높아져 연령별·상황별·취향별 소비자 빅데이터 수집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패션시장은 이를 기반으로 소비자가 최소한의 노력만 들이고도 최적의 쇼핑이 가능하도록 개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패션연구소는 올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2016년 패션산업 10대 이슈'도 선정했다. 10대 키워드는 △생존(Survival)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이코노미 △중년이 된 X세대의 '아재' 파워(New Man Power) △라이프스타일 기반의 유통 대형화(Innovative Lifestyle Retail) △스마트 온라인 비즈니스 △가성비의 진화(Cost Effective
[전지현 기자 /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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