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한달여 앞둔 가운데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5만원 미만의 다양한 선물세트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 사실상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후 처음 맞는 명절로, 법을 준수하면서도 알찬 선물들로 소비자들이 실속을 챙기게끔 했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고가(高價) 선물의 대명사인 백화점 정육 선물세트에 올해 처음으로 5만원 이하 선물세트가 등장했다. 소고기의 용량을 줄여 5만원 단가를 맞췄을 뿐 아니라 돼지고기로 구성한 선물세트를 백화점 업계에서 처음 선보였다.
롯데백화점의 돈육 실속 구이세트(삼겹살 1.0kg과 목심 0.5kg·가격 4만9000원)나 현대백화점에서 준비한 '쌍다리 돼지불백'(가격 5만원)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백화점은 쌍다리 돼지불백을 설 선물세트로 내놓기 위해 서울 성북구에 있는 45년 전통 연탄 불고기 전문점과 손을 잡았다.
역시 고가 상품으로 유명한 굴비세트도 5만원짜리 상품이 올해 처음 나왔다. 신세계백화점에서 마련한 '수협/다미원 안심굴비'세트가 대표적이다. 이 선물세트는 국산 참굴비 10마리를 900g으로 구성해 5만원이란 가격을 맞췄다.
이마트에서는 민어를 굴비조기처럼 말린 민어굴비를 이용한 '민어굴비' 선물세트를 주력상품으로 내놓았다. 민어는 마리당 300g내외로 보통 참조기보다 훨씬 커 5마리만 넣어도 풍성해 보이는 게 특징이다. 가격은 4만9500원.
와인이나 수입맥주 선물세트도 눈길을 끈다. 맥주전용잔과 와인잔은 물론, 포크, 나이프, 접시 등을 함께 넣어 5만원 미만의 설 선물 세트로 맞췄다. 홈플러스 측은 "홈파티 등을 열며 집에서 술을 마시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설 선물세트로도 5만원 미만의 와인 세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설을 앞두고 30일부터 5만원 미만의 저렴한 수입맥주 선물세트 6종을 차례로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청탁금지법 시행을 앞두고 맞이한 추석 선물세트(5만원 미만)로는 대부분 견과류나 커피, 차(茶), 건강식품 일색이었던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상품 구성이 다양해지다보니 명절 선물 카탈로그도 확 달라졌다. 소비자들이 5만원 미만 선물들을 보다 고르기 쉽도록 별도의 카달로그를 만들었다. 또한 가격대별로 설 선물을 보여줘 소비자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시대 흐름에 따라 지난해 추석 때보다 5만원 미만의 설 선물세트를 보다 다양하게 구성하는데 주력했다"며 "소비심리가 많이 위축됐지만 소비자들이 청탁금지법을 지키면서 동시에 좀 더 알찬 설 선물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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