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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40여년 전 시증조할머니부터 시어머니까지 전통 떡을 만드는 집안으로 시집을 왔다. 대를 이어 전통 떡의 제조 비법을 전수받았다. 그리고 현재는 자신의 뒤를 이을 서른여덟 아들과 함께 일하며 4대째 떡을 만들고 있다.
"24살에 시집을 와 시어머니께 약 20여가지의 전통 떡 만드는 과정을 전수 받았어요. 혹독한 꾸중을 밥먹듯이 들었고,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날도 참 많았죠."
당시는 너무 힘들었지만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 할 수 있는 이유는 김 대표 스스로 전통 떡의 매력에 푹 빠져 살았기 때문이다.
"전통 떡은 재료선정부터 조리방법 등에 따라 다양한 맛을 창작할 수 있는 게 매력이에요. 일본만 해도 떡을 디저트로 얼마나 예쁘게 만드는데요. 하지만 정작 우리나라는 떡 대접이 소홀한 것 같아 아쉬웠죠."
'백년화편', 즉 백년의 정을 함께 나누는 꽃과 같이 예쁜 떡이란 뜻을 지닌 지금의 가게 문을 연 것은 지난 2007년이었다. 이전까지는 한정식 식당을 운영하며 소규모로 간간히 떡을 만들어왔다. 하지만 식당 경영이 날로 어려워지자 오히려 자신이 더 잘하는 일에 집중하고 싶었다. 그것이 바로 전통 떡을 만드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미 동네마다 골목마다 전통 떡집이 있는데 굳이 또 떡집으로 창업을 할 이유가 없다며 주변에서 말렸다. 그럴수록 김 대표의 신념은 확고해졌다. 소규모 떡집은 만들 수 없는 고급 전통 떡을 만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봤다. 예상은 적중했다. 이바지떡과 궁중떡, 떡케이크 등 차별화된 아이템과 무엇보다 맛있는 떡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 각지에서 주문이 몰려들었다
"전통 떡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결과 많은 이들이 찾게 됐어요. 특히 요즘 엄마들 아이들 간식으로 떡을 많이 찾는 편이에요. 유명인들도 선물로 즐겨찾고요. 맛있는 떡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먹게 하자는 저의 오랜 꿈을 이뤄 참 뿌듯해요."
새로운 떡을 개발하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하루 종일 떡 개발만 생각한 적도 많았다. 하지만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고, 또 잘 상하지 않게 하고 김 대표만의 색깔을 덧입히는 것 어는 것 하나 쉽지 않았다.
"전국을 돌며 수 많은 떡집을 다녔어요. 명인들을 만나 의논해 보았지만 어떤 방법도 떠오르지 않아 괴로웠죠. 스스로 무기력하다고 느낀 적도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뜻하지 않게 해결책을 찾았다. 떡 박람회에 나갔을 때 떡을 먹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몰려든 것이 도움이 됐다. 김 대표는 당시 "절구로 찧은 떡을 나눠주는데 많은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리고 있어서 그저 빨리빨리 만들어줘여겠단 생각 뿐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람이 하는 일인데다 서두르다보니 밥알이 제대로 찧어지지 않는 경우가 생겼다. 그런데 그런 밥알의 식감을 사람들이 오히려 좋아하자 이거 다 싶었다.
"신기하게도 그랬어요. 사람들이 밥알 한 알 한 알 씹혀지자 이게 뭐나며 더 맛있다고 하는거에요. 밥알을 씹을수록 자연스럽게 단 맛이 났으니까요."
곧장 쑥떡에 찹쌀을 섞었고, 이 때 밥알의 식감은 최대한 살렸다. 쑥떡만으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어 100% 국산 팥으로 만든 앙금을 넣었다. 영양분을 높이기 위한 호두까지 넣으니 그야말로 오감을 사로잡는 떡이 됐다. 지금의 백년화편을 유명케 한 밥알찹쌀떡이 나온 배경이자 성공비결이다. 현재 밥알찹쌀떡은 오프라인 매장과 NHN고도 쇼핑몰 솔루션을 제작한 온라인 쇼핑몰 통틀어 하루 평균 3500개는 거뜬히 팔리고 있다.
김 대표의 떡 장사에 날개를 달아준 이로 아들 이정완씨를 빼놓을 수 없다. 서울대 재학시절부터 정완씨는 떡의 품질관리는 물론 제품개발, 패키지 디자인, 마케팅, 고객관리 등의 업무를 도맡아왔다. 밥알찹쌀떡의 식감을 살리기 위해 필요한 기계화 작업도 아들의 도움이 컸다.
"디자인을 전공하던 아들이었는데 떡 사업을 물려받기 위해 고생을 참 많이했어요. 직접 떡 만드는 수업을 3년정도 받았구요. 떡 사업을 하려면 본인이 재료선정부터 떡 만드는 과정을 모두 이해해야 하니까요. 추운 겨울에도 떡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고 대견합니다"
김 대표는 떡은 '살아있는 생물'이라고 표현했다. 금세 부패하거나 노화하기 쉬워서다. 따끈따끈할 때 먹어야 제맛인 떡임을 잘 알기에 김 대표는 당일 만든 떡만 판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올해도 이런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보온박스에 떡을 배송하는 것도 저만의 철칙이에요. 냉동떡을 파는 게 아니기 때문이죠. 갓 만든 따뜻한 떡이 제일 맛있으니까요. 전통 떡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주는 소비자들이 날로 많아져 참 좋아요. 그런 손님들에게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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