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나 수산물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이른바 '육류담보대출'을 이용한 대출 사기 사건이 발생해 금융당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땅이나 집처럼 담보 등기를 할 수 없는 점을 악용한 유통업자들이 하나의 담보로 중복 대출을 받은 것인데, 지금까지 드러난 피해액만 수천억 원대에 달한다고 합니다.
정수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경기도의 한 냉동창고입니다.
창고 안에는 아직 출고되지 못한 박스들이 쌓여 있습니다.
수입한 냉동고기를 두고 여러 금융사들이 돈을 빌려주면서, 물건의 주인이 누구인지도 가려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 인터뷰 : A 냉동창고 관계자
- "분위기가 많이 안 좋아졌거든요. 아무래도 지금은 해결된 게 없으니까."
▶ 인터뷰 : B 냉동창고 관계자
- "(창고업자·유통업자랑) 연락이 안 돼요. 다 안돼요. 상황이 안 좋잖아요. 아직까지는 과정이니까…."
▶ 스탠딩 : 정수정 / 기자
- "현재 담보로 설정된 육류는 창고 안에 보관돼 있습니다. 하나의 담보로 여러 금융사가 돈을 빌려주면서 피해는 점점 커졌습니다."
냉동고기를 담보로 돈을 빌리는 '미트론'의 대출 금리는 연 4~8%.
「보험사부터 저축은행, 캐피탈사까지 금융사 10여 곳이 대출해준 금액은 6천억 원 가까이 됩니다. 」
심지어 동양생명은 3천8백억 원을 빌려줬는데 아직 2천8백억 원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동양생명 관계자
- "일단은 저희가 담보물을 최대한 확보해서 채권 회수를 최대한으로 하는 게 목표인 거고요.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중…."
사기 사건에 휘말린 HK저축은행 등 채권단은 이미 창고업자와 유통업자 등을 검찰에 고소했습니다.
금융당국도 뒤늦게 전수조사에 나섰지만, 당장 수입고기 유통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수정입니다. [ suall@mbn.co.kr ]
영상취재 : 양현철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