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위·세계 7위였던 한진해운이 40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한진해운에 대한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법원은 2주동안의 항고기간을 거쳐 오는 17일 파산선고를 내릴 계획이다. 하지만 이미 대부분의 자산을 매각한 한진해운에 항고기간은 의미가 없다는 게 해운업계 시각이다.
파산 선고가 내려지면 법원은 파산관재인을 선임해 본격적인 파산(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법원은 "파산 절차를 통해 모든 채권자에게 공정하고 형평에 맞는 최대한의 채무 변제가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진해운은 회생 절차에 따라 자회사인 미국 하역업체 TTI(Total Terminals International LLC.)의 보유 지분 1억4823만여주(1달러)와 주주대여금(7249만9999달러)을 처분했다고 2일 공시했다. 또 다른 미국 자회사인 장비임대업체 HTEC(HANJIN SHIPPING TEC.INC) 지분 100주(275만달러)와 주주대여금(275만달러)도 처분했다고 한진해운은 밝혔다.
TTI는 미주 서안의 롱비치터미널의 운영사이다. 한진해운의 지분 54% 중 34%를 롱비치터미널의 2대 주주인 스위스 해운사 MSC가 가져가고, 나머지 20%는 현대상선이 확보한다.
한진해운은 지난 1977년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가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선사로 설립했다. 출범 이듬해인 1978년 중동항로를 개척한 데 이어 1979년 북미서안 항로, 1983년 북미동안항로 등을 연달아 개설했다.
1988년 대한상선(대한선주)을 합병해 국내 '1호 선사'가 된 한진해운은 1992년 국내 최초로 4000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인 '한진오사카호'를 띄웠다. 이후 미국·유럽의 주요 항만에 전용 터미널을 구축한 뒤 거양해운(1995년), 독일 2위선사 DSR(1997년)을 각각 인수하는 등 공격적으로 규모를 키웠다.
2002년 11월 타계한 조중훈 회장의 뒤를 이어 셋째 아들인 고 조수호 회장이 한진해운을 맡아 2000년대 중반까지도 해운업 호황을 업고 순항했다. 하지만 지난 2006년 조수호 회장마저 세상을 떠나고 그의 부인인 최은영 회장이 한진해운을 경영하면서 회사가 어려워졌다.
최 회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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