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퇴출로 국내 제1 선사가 된 현대상선이 미국 최대 대형마트인 월마트와 운송 계약을 추진한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15일 서울 종로구 현대상선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대상선과 월마트가 운송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난해 현대상선에 인비테이션(화주들이 일감을 맡기기 전 계약 유력 해운사에 사전 발송하는 문건)을 줬던 업체 가운데 올해 우리가 배제된 곳은 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당초 월마트는 한진해운 '단골' 화주였지만 지난해 9월 한진해운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후 파산 수순에 들자 한국 물량을 실어나를 새 해운사를 찾고 있었다.
통상 해운업계에서는 3~4월부터 1년치 먹을거리를 쌓을 운송 계약을 체결한다.
유 사장은 "지난해에는 구조조정 중이었기 때문에 화주들이 재무구조 걱정을 많이 했지만 최근 현대상선 신용등급(BB)이 나오고, 부채비율이 줄면서 올해는 계약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다 부여받았다"고 설명했다.
17일 한진해운 파산 선고 이후 한국 해운산업의 '원톱'을 맡게 되는데 대해서는 "글로벌 해운동맹인 2M과 국내 해운사간 협력을 통해 양질의 서비스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됐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말 대형화주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고 (현대상선 경영 정상화 지원에 대한) 정부와 대주주인 산업은행 의지가 화주들에게 전달됐다"고 강조했다.
유 사장은 "2020년 친환경 선박 규제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환경 규제에 맞춰 국내 조선 기술을 최대한 이용해 산업을 이끌 선박이 나올 수 있다"고 낙관했다. 현대상선은 정부 선박 신조 프로그램을 이용해 연내 중소 컨테이너선 5척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5척을 국내 조선사에 발주한다. VLCC는 대우조선해양 발주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사장은 최근 '한진해운 물류대란 이후 월마트가 한국 해운사에 일감을 맡기지 않기로 했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이날 월마트도 주한 미국 대사관을 통해 "현재 한국 해운선사와 계약 논의가 진행 중"이라
이날 현대상선은 미주 서안노선 물량(1월 기준)이 1만49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를 실을 수 있는 규모)로 전년 대비 55.3% 늘어났다고 밝혔다.
[김정환 기자 /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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