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주부 이희연 씨의 고등학생 아들 2명은 각자 닭 한 마리씩 먹어치운다. 이 씨는 식비 부담이 큰 탓에 후라이드 치킨 2마리를 1만9000원에 파는 치킨집에 주문 전화를 건다.
불황의 그늘이 깊어지면서 '반값 치킨'을 앞세운 프랜차이즈 브랜드 '또봉이통닭'과 '호식이두마리치킨'이 대세가 됐다. 1999년 출발한 '호식이두마리치킨'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의 지갑을 열어 전국 매장 1000여 개로 몸집을 불렸다. 유년 시절 통닭을 즐겨먹었던 중장년층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또봉이통닭'은 2012년 설립 후 5년 만에 매장 450개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침체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만족도)를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이 두 브랜드가 올해 매일경제신문 선정 '100대 프랜차이즈'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올해 6회째를 맞은 '매경 100대 프랜차이즈'에 신규 진입한 17개 브랜드를 살펴보면 이 경향은 더욱 뚜렷하다.
주점 프랜차이즈 브랜드 '청담동 말자싸롱' 역시 저렴하고 맛있는 안주와 생맥주로 단골 손님을 늘렸다. 수제 치즈 스틱, 감자 튀김, 순살 치킨 등 안주는 2000원~1만2000원, 생맥주는 한 잔에 3000원에 판다. 2013년 오픈한 충북 청주 1호점이 대박난 덕분에 서울까지 입성했으며 매장 198개로 늘어났다.
6500원에 뜨끈한 국밥을 파는 콩나물국밥전문점 '시루향기'도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6시간 끓여낸 육수로 조리하는 콩나물국밥이 불황에 얼어붙은 마음까지 녹였다.
경기가 어렵다고 무조건 싸고 좋은 것만 찾는 것은 아니다. 가격대가 좀 올라가더라도 높은 만족도를 얻을 수 있는 '패스트 프리미엄'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올해 외식업계 대표 키워드로 꼽은 패스트 프리미엄은 간편하고 싼 '패스트 캐주얼'과 고급스러운 '프리미엄'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트렌드다. 100대 프랜차이즈에 새로 진입한 오븐구이 치킨 브랜드 '굽네치킨'이 대표적이다. 2005년 출범한 '굽네치킨'은 튀김 일색이던 국내 치킨업계에 오븐구이라는 새 지평을 열었다. 치킨도 하나의 요리라는 점을 강조해 가맹점 960개로 성장했다.
프리미엄 이자카야(일본식 주점)를 지향하는 '청담이상'도 눈길을 끈다. 2008년 청담동 1호점을 개장한 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매장 60곳을 운영 중이다. 이 곳만의 시그니처 사케인 '이상준마이' 등을 독점 판매해 차별화를 꾀했다. 고급 사시미부터 도미뱃살 명란무침, 키조개 와사비 그라탕, 참치낫토밥, 관서오뎅탕 등 프리미엄 메뉴를 경제적인 가격에 내놔 인기가 높다.
전국 지점 256개를 보유한 '토즈 스터디센터'는 어둡고 답답했던 기존 독서실 이미지를 깬 프리미엄 학습 공간이다. 개개인의 학습 성향을 고려하는 공간 배치를 통해 30여 년간 정체했던 학습공간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여느 카페 못지않은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독립형·반독립형·오픈형·스터디룸 등 학습유형별 공간을 세분화해 공부 효율을 높였다.
2001년 서울 신길동에서 한 칸 짜리 작은 김밥집으로 시작한 '얌샘김밥'도 고품질 음식으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브랜드다. 밥의 비율이 거의 없어 보일 정도로 풍성하게 재료를 채워넣은 김밥이 특징이다. 여기에 메가김밥, 날치알톡톡김밥, 불낙김밥 등 다양한 신메뉴를 비롯해 제철 식재료를 이용한 특선메뉴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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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 기자 /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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