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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사진 = 강영국 기자] |
13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을 비롯한 K뷰티로 불리는 국내 화장품 업체 다수가 15일 중국 내 소비자 동향 파악을 위해 철야 근무를 예고하는 등 실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K뷰티의 대표주자 아모레퍼시픽은 이날 중국 관련 사업부서와 마케팅·홍보 등 부서 전원이 현지 분위기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중국 내 동향 파악에 들어갈 예정이다. .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일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이 발표한 '2017년 1월 불합격 화장품 ·식품 목록'에 자사 제품 3종이 포함되는 보복성 조치의 직격탄을 맞은 바 있다. 올해 초 인지도가 낮은 중소 업체 화장품의 수입이 막힌 적은 있었지만 'K뷰티' 대표 주자인 아모레퍼시픽 제품이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성분검사에서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을 이유로 삼았지만 사드 보복의 일환이 아니겠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LG생활건강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롯데마트에 이어 지난주 LG생활건강의 중국 항저우 공장에 대한 기습 소방점검을 받았다. 점검을 통해 천장을 방화자재로 바꾸라는 시정명령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방화자재로 교체하려면 공장 가동을 최소 1개월간 중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LG생활건강 측은 "구두 명령을 받은 것은 맞지만 아직 공식 문서가 전달되지 않았다"면서 "공장 가동 중단 여부도 현재로써는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중국에 진출한 다수의 화장품 기업들은 역시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중국 정부의 태도와 여론 파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가 예의주시하는 15일은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중국 CCTV와 국가 정부부처가 동동주관해 제정한 기념일이다. 관영방송사 CCTV에서는 생방송 프로그램 '3.15 완후이(파티)'라는 고발성 프로그램을 방영한다.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중국 내 영업 기업을 취재하고 브랜드 제품의 불량 사례나 서비스 속임수 등을 집중 보도한다. 때문에 방송을 탄 회사의 제품들은 정부 제재를 받거나 전국적으로 소비자 불매운동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애플의 사후서비스 문제, 폭스바겐의 기어변속기 결함, 호주산 분유 성분 등이 프로그램을 통해 알려지며 중국 소비자들의 손가락질을 받았던 대표적인 사례다.
이에 따라 화장품, 식음료 등 중국에 소비재를 판매하는 주요 기업들은 긴장 상태다. 사드 배치 이후 중국 정부의 노골적인 경제 보복이 심해지는 가운데 관영 방송사인 CCTV가 국내 기업을 타깃으로 삼을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때문이다. 완후이 방송을 통해 유명 글로벌 기업들이 후폭풍을 겪은 사례를 보며 국내 화장품 업계가 불안감에 휩싸인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소비자의날(3월15일)에 대해 큰 걱정이 없었지만 최근 한·중 관계를 생각해 볼 때 올해 주요 타깃 층이 국내 기업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라며 "만약 방송을 통해 적나라하게 기업의 브랜드명이 노출될 경우 그 파장은 전보다 더욱 심각해질 것 업계에서도 전전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설사 국내 기업이 대상이 됐다고 해도 기업으로서 할 수 있는 조치는 사실상 전무하다"면서 "하루빨리 중국 정부와의 관계가 개선될 수 있도록 정치·외교적 대응 조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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