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9조9000억원에 달한 삼성전자. [한주형 기자] |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을 이끈 반도체 부문에 대한 외신의 찬사다. 정보기술(IT)업계에서는 7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017년 1분기 잠정 영업이익(9조9000억원) 가운데 반도체 부문이 거둔 이익이 6조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한다. 반도체 부문에서 사상 최고 실적이다.
뛰어난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은 삼성전자만의 '차별화된 기술력'이다. 먼저 D램 시장에서는 딱히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독보적이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2014년 39.6%, 2015년 45.3%, 2016년 48.0%로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나노대 공정을 적용한 D램을 가장 먼저 상용화했으며 18나노 8Gb DDR4 D램 양산에도 성공하며 반도체 미세공정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낸드플래시 분야 기술력에서도 경쟁업체들에 비해 두세발짝 앞섰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차원 적층 기술을 적용하는데 성공한 낸드플래시(V낸드)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는 전세계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의 37.1%를 점유하며 2위인 일본 도시바와의 격차를 두 배 이상 벌렸다.
본격적인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맞아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것도 반도체 부문 실적의 일등공신이다. D램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직상승해 DDR4 D램 거래가는 지난해 6월 1.31달러로 최저가를 찍은 후 2월 말 기준 2.75달러까지 치솟았다. 기업용 서버 등에 들어가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V낸드플래시의 수요 역시 증가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가격 상승세를 단순한 반도체 경기 순환 국면으로 과소평가해선 안된다"며 "1분기는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미미했던 기업용 서버·스토리지 D램·낸드플래시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공급은 이를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디스플레이 부문은 1조4000억원 수준의 이익을 거두면서 반전을 이뤄냈다. 지난해 3분기(1조2000억원)와 4분기(1조3400억원)에 이어 3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주요 고객사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패널 주문이 크게 늘어난 데다 최근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단가가 상승세에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비보·오포 등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는 스마트폰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대형 LCD 패널 가격이 상승하면서 전반적인 이익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하는 모바일(IM)부문의 선방도 힘을 보탰다. 모바일 부문은 지난 1분기 2조원대 초반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같은 기간 3조8900억원보다는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 조기 단종이라는 치명타를 입은 직후라는 점을 고려하면 준수한 실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를 겪은 삼성전자는 신제품의 빈자리를 한참 전 출시된 갤럭시S7으로 메꾸어왔다. 블루코랄, 블랙펄 등 새로운 색상을 꾸준히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은 끝에 올해 1분기 갤럭시S7 시리즈를 900만대가량 판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저가폰의 활약도 눈부셨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급 모델보다 한단계 아래인 2017년형 갤럭시A5를 출시해 소비자를 붙잡았다. 프리미엄 모델에만 들어가던 방수·방진 기능을 집어넣고 전·후면에 1600만화소 카메라를 탑재하는 등 제품 경쟁력을 확 끌어올리면서도 가격을 낮춰 인기를 모았다. 중저가 라인업인 갤럭시J 시리즈가 해외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가전(CE)부문도 프리미엄 전략이 성공하면서 꾸준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가전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3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냉장고는 최고급형 제품인 셰프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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