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구글은 인공지능 번역 분야 라이벌이다. 네이버 인공지능 번역 기술개발을 맡고 있는 김준석 파파고 팀 리더는 구글과의 대결에 자신감을 보였다. 김 리더는 "한·영 등 주력 분야에서는 파파고가 구글보다 훨씬 더 나은 품질을 자랑한다"고 했다. 특히 우리말 고유의 일상 대화에서 네이버의 강점이 더욱 드러난다고 그는 강조했다. 예를들어 '나 말리지마!'라는 말을 파파고는 'Don't stop me!'라고 번역하는데 반해 구글은 'Do not dry me!'라고 엉뚱하게 번역한다. '너 돌았니?'같은 표현도 네이버는 'Are you crazy?'라고 번역하는구글은 'Did you turn around? '라고 직역해 뜻을 왜곡시킨다. 김 리더는 "이유는 데이터베이스(DB)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지식인(in), 블로그 등을 통해 구굴보다 실생활 우리말을 구사하는 DB를 압도적으로 많이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난 2월 인간 통역사와 인공지능 번역 프로그램 대결에서 구글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것에 대해선 억울하다고 했다. 이 대결에서 구글은 60점 만점에 28점을, 파파고는 17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리더는 "주최측이 인공지능 번역이 아닌 네이버 고전 번역을 써서 생긴 결과"라며 "파파고는 200자가 넘어가면 인공지능 방식이 아니라 일반 번역을 하는데, 주최 측이 1000자 제시문을 바로 입력했다. 네이버 기존 번역서비스와 구글 인공지능 번역 간 비교라 의미 없는 결과"라고 말했다.
김 리더는 200자 제한이 풀리면 파파고 활용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인공지능 번역을 위해 필요한 GPU(그래픽처리장치) 등 초기 인프라스트럭처 부족으로 200자 제한을 걸었지만 투자 확대로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며 "오는 6월 업데이트를 통해 글자수 제한을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 이외 유력한 라이벌로 마이크로소프트와 시스트란 등 미국계 회사 대신 중국 바이두를 꼽았다. 김 리더는 "중·한이나 중·영 등 중국어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 번역은 바이두가 이미 구글에 필적할 정도 품질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다른 언어로 확대할 때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공지능 번역 서비스 개발 이유에 대해 그는 '모두가 원하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김 리더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가장 원하는 인공지능 서비스' 부문에서 번역이 압도적 1위로 꼽혔다"며 "어떤 분야는 '인공지능이 꼭 해야하나' 의문이 들기도 하는데 번역은 '반드시 해야 하는 분야'라는 생각이 들어 사명감을 갖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리더는 인공지능 번역이 외국어 초보자들 뿐만 아니라 숙련자들에게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학생들과 번역사들이 영작문을 하기 전에 파파고를 이용해 숙어나 단어를 찾고 있다"며 "인공지능 번역서비스가 전문가들 보조 수단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리더는 머지 않아 인공지능 번역 분야에서 기술적으로도 큰 성장을 이루는 '퀀텀 점프'가 일어날 것으로 봤다. 동시통역 분야에서 인공지능이 위력을 발휘할 것이란 예측이다. 현재 인공지능 번역은 입력된 음성을 먼저 텍스트로 변환하고 이를 다시 외국어로 번역한 뒤 음성합성하는 세 단계 과정을 거친다. 때문에 시간이 걸릴 뿐더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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