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종류에 상관없이 특정 '바이오마커'를 타겟으로 하는 항암제가 세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지금까지 폐암, 위암, 대장암 치료제 등 특정 암을 치료하기 위한 약을 개발했다면, 앞으로는 암 종류와 상관없이 다양한 암을 타겟으로 약을 개발할 수 있을 전망이다. FDA는 최근 다국적제약사 MSD사가 개발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를 특정 유전자 변이가 나타나는 다른 고형암 환자에 쓸 수 있도록 허가했다.
키트루다는 이미 FDA로부터 비소세포폐암, 흑색종, 호지킨 림프종, 방광암 등에 쓸 수 있도록 허가를 받은 바 있다. 한국에서도 비소세포폐암과 흑색종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이번 승인으로 키트루다는 폐나 대장 등 어느 부위에 발생한 암이건 상관없이 'dMMR' 'MSI-H'이라는 바이오마커(생체 표지자)가 있는 고형암 환자에 사용할수 있게 됐다.
바이오마커란 단백질이나 DNA, RNA, 대사 물질 등을 이용해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를 말한다. 특정 바이오마커와 암과의 상관관계가 속속 밝혀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항암제 사용 전 어떤 환자에게 효과가 있을지 가늠해보는 지표로도 활용된다. 이번 키트루다 허가와 관련해 FDA는 중증 환자에 혜택을 주기 위해 신속승인해주면서 기존치료법이 듣지 않는 환자에게만 사용하도록 한정했고, 이를 유지
제약업계에서는 FDA의 이번 허가가 항암제에 대한 기존의 개념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바이오마커의 활용이 늘어나면서 유전체 분석과 검사, 진단 산업의 성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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