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오르고 자다가도 숨이 턱턱 막힙니다...저처럼 병에 걸리고 나서야 끊지 말고 끊을 수 있을 때 오늘 당장 금연하세요"
31일 '제 30회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보건복지부가 실제 흡연 피해자인 허태원씨(65)가 직접 등장하는 새 금연광고를 내보낸다. 허씨는 1975년 군대에서 처음 호기심에 담배를 접한 뒤 지난 40년간 하루 한 갑 이상 매일 담배를 피워 왔다. 2년여 전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진단을 받고 나서야 비로소 담배를 끊었다. 그는 "일찌감치 담배를 못 끊은 게 가장 후회되고, 너무 무지했다"고 지난날을 돌아봤다.
허씨는 금연광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히며 "저도 연초마다 금연을 결심하고 5~6차례 시도도 해봤으나 결국 끊지 못했다"며 "(다른 흡연자들은) 지금 실감이 잘 안나겠지만, 한 번 악화된 건강은 치료해도 안 낫고 병원을 다녀도 좋아지질 않는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고 당부하고 싶다"고 했다.
COPD는 흡연 등으로 인해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면서 폐 기능이 떨어지고 호흡 곤란을 겪게 되는 질환으로 회복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COPD 환자는 약 300만명으로 추정되며 COPD 환자 5명 중 4명이 흡연으로 병을 얻는다. 유광하 건국대병원 진료부원장(호흡기내과 교수)는 "'숨찬 병'이라고 불리는 COPD는 담배 연기 때문에 폐 기능이 정상인의 50% 이하로 떨어지는 질환으로, 가장 큰 문제가 회복이 안 된다는 것"이라며 "가래, 기침, 호흡곤란이 COPD의 가장 흔한 증상인데 환자들은 커피 전문점에서 주는 납작한 빨대를 입에 물고, 코를 막은 채 숨 쉬는 듯한 고통을 느낀다"고 경고했다.
허씨가 출연한 광고는 31일부터 8월까지 TV와 라디오, 버스 외부,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통해 공개된다. 피해자가 자기 경험을 직접 고백하는 증언형 금연광고가 나온 것은 2002년 폐암 말기 환자였던 코미디언 고(故) 이주일씨가 사망 직전 찍은 뒤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에는 50대 남성 구강암 환자가 가명으로 출연하는 광고가 나왔다.
복지부는 이날 광고를 시작으로 올해 금연 캠페인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금연의 날 기념식에서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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