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경영을 입버릇처럼 강조해 온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의 '뚝심'이 빛을 발했다.
한화케미칼은 "1일부터 울산 3공장에서 프리미엄 친환경 가소제인 '에코데치'를 생산한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연간 생산규모는 1만5000t규모다. 개발을 시작한지 8년만에 상업생산을 시작하게 됐다.
가소제란 플라스틱을 연성을 높이기 위해 첨가하는 물질이다.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가소제는 인체 유해 성분(프탈레이트)이 포함돼 있어서 일상 생활에 사용되는 벽지, 바닥재, 완구 등에는 사용이 제한돼 있다. 대안으로 개발된 물질은 기존 가소제에 비해서 품질이 떨어지는 것이 취약점이었다.
한화케미칼은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기존 가소제와 대안제품의 품질 보다 우수한 제품 개발에 매달린 결과 새로운 물질인 '에코데치' 개발에 성공했다. 회사 측은 "에코데치는 기존 제품들에 비해 적은 양으로도 가공이 가능하며 또 처리 과정도 간단하다"고 설명했다. 또 자외선과 저온에 노출된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강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에코데치 기술 자체는 지난 2014년 국가기술표준원에서 신기술 인증을 받았다. 이후 안전성 검사와 상업화 등에 시간이 걸렸다.
이 과정에서 김창범 사장의 '기술 중시'가 뒷심을 발휘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강조해온 김 사장의 뚝심 덕분에 자칫 동력을 잃고 표류하기 쉬운 연구가 탄력을 받게 됐다"고 전했다. 김 사장은 취임 후 서울대, 카이스트 등 국내 유수의 대학들과 신기술 공동 개발을 위한 연구소를 건립하는 등 '기술'을 강조해왔다.
에코데치는 지난해 말 미국 식품의약품안정청(FDA)에서 안전성검사를 통과했다 또 국제공인분석기관인 SGS에서 실시한 의료기기와 어린이 완구용 독성 테스트도 마쳤다. 현재 전 세계 가소제 시장은 연간 8조원 규모다. 그러나 기존 제품의 유해성으로 인해 최근에는 에코데치와 같은 친환경 소재들이 시장을 장악해나가고 있다.
한화케미칼에 따르면
[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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