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좋은 약도 오랫동안 복용하면 부작용이 생긴다. 약 성분이 혈액 속으로 들어가면 일부가 질병부위에 도달해 약효를 발휘하지만 남은 약 성분은 혈액과 함께 온 몸을 돌아다닌다. 즉, 체내로 들어간 약은 병이 없는 부위로도 갈 수 있는데, 이 때 일어날 수 있는 부적합한 효능이 바로 '부작용'이다. 최근 빅뱅의 탑(30·본명 최승현)씨가 뇌 상태를 안정시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먹는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신경안정제를 과다복용해 홍역을 치룬 것도 약물 오남용에 따른 부작용이다.
항불안제 및 수면제로 처방되는 벤조디아제핀 계열 신경안정제는 졸림, 어지럼증 등의 부작용 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치매) 발병 위험도를 높인다.
우리나라는 병원과 약국의 낮은 문턱 때문에 약물 오남용에 노출되어 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병원을 방문한 횟수는 연간 14.6회(2013년 기준)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중 1위로, OECD 평균(6.7회)의 두배를 넘는다. 병원을 자주 간다는 말은 약 처방을 그 만큼 많이 받는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달 동안 매일 5개이상의 약을 복용하는 65세이상 노인은 약 44%, 1년간 매일 5개이상의 약을 복용하는 노인은 10%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감기약이나 진통제의 경우 피부가 짓무르는 약물 부작용으로 스티븐스존슨증후군(SJS)과 독성표피괴사융해(TEN)가 최근 국내에서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이 약물부작용은 처음에 작은 물집으로 시작되지만, 심한 경우 전신 피부박탈을 일으키고, 심각한 염증으로 각종 장기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혈압치료에 널리 쓰이는 사이아자이드계 이뇨제도 부작용이 있다. 이 약을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와 중성지방 수치, 혈당 수치가 서서히 올라가는 부작용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혈당수치를 떨어뜨리는 액토스(Actos·성분 피오글리타존)라는 제2형 당뇨병치료제는 발암 위험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12개월이상 복용한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도 방광암 발생위험이 높아진다고 밝혀졌다.
염증치료(소염진통)제 역시 오남용하면 부작용이 적지 않다. 염증치료제로는 스테로이드성과 비(非)스테로이드성이 있다.
꽃가루 알레르기, 아토피, 천식 환자에게 많이 처방되는 스테로이드(steroid)성 약은 염증을 억제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지만 피부가 얇아져 바로 출혈이 생기고 온몸에 습진이 생겨 빨갛게 짓무르고, 쉽게 감염되어 위중한 상태에 이를 수 있다.
비타민도 과유불급이다. 비타민 A, 비타민 E, 베타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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