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참여한 한미일 3국 연합이 도시바 메모리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향후 도시바와 SK하이닉스 간의 기술 협력 가능성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한미일 3국 연합에 참여한 곳 가운데 SK하이닉스만 유일하게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도시바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 메모리 매각 입찰 우선 협상자로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3국 연합을 선정했다. 도시바는 오는 28일 주주총회까지 매각 협상을 마무리하고 정식 계약을 맺는 게 목표다.
도시바 메모리는 낸드플래시를 최초로 개발한 곳으로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 낸드 플래시 시장점유율은 세계 2위다. 현재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는 D램보다 이윤이 높은 낸드플래시가 더 주목을 받고 있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도시바 인수전과 관련해 ▲2D 낸드플래시 규모의 경제 달성 ▲2D 낸드플래시를 캐쉬카우로 3D 낸드 시설투자 확대 ▲웨이퍼 등 핵심 원재료 조달 등을 언급하며 "도시바 인수 성공시 SK하이닉스와 실적 시너지 효과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낸드 플래시 시장 1위 업체는 36.7%의 점유율을 기록한 삼성전자다. 도시바는 17.2%로 2위를 기록하고 있고 SK하이닉스는 11.4%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3위는 15.5%의 점유율을 기록한 웨스턴 디지털(WD)이다. 삼성전자가 앞선 기술력으로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지만 2위 쟁탈전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탈이 설립하는 특수목적회사(SPC)에 자금을 융자할 예정이다. 도시바의 지분을 직접적으로 갖는 게 아니라 SPC가 지분을 취득하며 SK하이닉스는 SPC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SPC가 확보할 지분은 향후 한미일 3국 연합에 속한 업체간 협의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를 단독인수 한 게 아니기에 한미일 3국 연합이 도시바를 최종 인수하더라도 SK하이닉스가 도시바의 기술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는 게 아니며 재무재표상 변화도 없다. 특히 일본 정부가 도시바의 기술 유출에 대해 민감하기에 기술 협력에 대한 불확실성도 있는 게 사실이다.
현재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만 64단(4세대) 낸드 플래시 양산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64단을 건너뛰고 72단(4세대) 낸드 플래시를 개발했으며 올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시바도 64단 낸드 플래시 시험 생산을 시작했지만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하지 못한 상태다.
현재 도시바가 넘어야 할 산은 미국 웨스턴 디지털(WD)과의 대립 해소다. WD는 일본 시가현에서 도시바와 함께 일본 미에현 요카이치 공장을 운영한 업체다. 이를 이유로 독점 교섭권을 도시바 측에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두 회사간의 분쟁이 시작됐다. WD는 지난달 국제중재재판소에 도시바 메모리 매각을 중지해달라며 중재를 요청했고,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법원에도 도시바 매각 중단과 관련해 제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 산업의 2위 플레이어가 어느 업체가 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한미일 연합이 도시바 인수에 성공하면 SK하이닉스와 도시바의 기술협력을 기대할 수 있다"며 "다만 도시바와 웨스턴 디지털 간의 풀어야하는 과제가 남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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