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생명공학 기업이 돼지의 신장을 영장류인 원숭이에게 이식해 32일간 생존하는 성과를 거뒀다.
29일 농축산기업 이지바이오는 계열사 옵티팜에서 자체 개발한 장기 이식용 미니돼지를 통해 이같은 실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원숭이에게 돼지 신장을 통째로 이식해 투석 등 부가조치 없이 한 달 이상 생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동연구자로 참여한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윤익진 교수는 "이식된 이종 신장이 30일 이상 기능하고 생존했다는 결과는 향후 임상시험 진입의 가능성을 열 수 있을 만큼 진일보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옵티팜 미니돼지는 장기가 손상된 환자에게 장기이식을 할 수 있도록 면역 거부반응을 최소화하도록 형질을 전환했다. 초급성 면역 거부반응을 유발하는 '알파갈'을 제거하고 혈액응고를 억제하는 사람의 CD39 유전자를 과하게 발현하도록 했다.
돼지 장기를 인체에 이식할 때 면역시스템 때문에 장기가 괴사하는 문제 등을 해결한 획기적인 성과라고 연구팀은 자평했다. 성체가 300kg에 육박하는 일반 돼지에 비해 성체 크기도 80kg 수준으로 줄여 장기의 크기도 인체 이식에 적합한 수준으로 맞췄다.
옵티팜은 앞으로 형질전환복제돼지의 교배를 통해 미니돼지가 대량 생산되면 장기이식 수요의 상당 부분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신장이식 수술을 대기 수요는 미국에서만 약 9만5000명에 달한다. 이종장기 이식이 상요화될 것으로 보이는 2020년에는 세계적으로 장기이식 대기자가 21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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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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