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6·19 부동산 대책을 앞두고 '막차 타기' 심리가 확산하면서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7개월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17년 6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6·19 대책 시행을 앞둔 지난달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4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6조1000억원 늘어난 이래 7개월 만에 최대치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기타대출(신용대출, 상업용부동산 담보 대출 등)은 1조8000억원 늘어났는데, 지난 5월 2조5000억원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줄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가 두드러지고 기타대출 증가폭은 잦아든 셈인데, 부동산 호황세가 지속되면서 투자 심리가 확산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주택매매량은 4만7000건, 서울 아파트매매량은 1만5000건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았다. 다만 기타대출의 증가폭이 전월 대비 줄고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생계형 대출을 포함한 신용대출 수요까지 주택담보대출이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대출 규제를 앞두고 주택을 담보로 최대한 대출을 받으려는 심리가 시장에 확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자영업자가 은행에서 빌린 대출 잔액은 272조6000억원으로 한 달 사이 2조5000억원 늘었다. 이는 2015년 10월 2조9000억원 늘어난 이래 1년 8개월 만에 가장 크게 증가한 것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개인사업자 대출이 부동산 임대업을 중심으로 많이 나간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 결과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549조8000억원에 이르렀다. 주택담보대출과 기타대출을 포함한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달 6조2000억원 늘어나 731조원에 이르렀다. 이 밖에 은행과 제2 금융권을 포괄한 금융권 전반의 가계대출은 지난달 7조8000억원(금융감독원 속보치 기준) 늘었다. 지난 5월 전체 가계대출이 10조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폭이 잦아들었지만
한편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17년 5월 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5월 통화량(M2)은 2454조3867억원으로 평잔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6.1% 늘었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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