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서 40여 분을 달려 경기 고양시에 도착하면 북한산성의 성벽을 현대화한 웅장한 건물이 나온다. 내부로 들어서면 380m에 달하는 높은 천장이 시선을 압도한다. 굽이진 길을 따라 각종 패션·식음료·라이프스타일 매장이 펼쳐진다. 북한산의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수도권 서북부 최대 실내 쇼핑테마파크가 들어섰다. 쇼핑·문화·레저·힐링·맛집을 한번에 즐길 수 있는 체험형 쇼핑몰의 '끝판왕' 스타필드 고양이다.
신세계그룹 계열사 신세계프라퍼티는 1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24일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고양을 그랜드 오픈한다고 밝혔다. 스타필드 고양은 신세계그룹이 지난해 9월 문을 연 '스타필드 하남', 같은 해 12월 오픈한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이은 세 번째 스타필드 복합쇼핑몰이다. 이날은 정식 개장이 아닌 프리오픈임에도 불구하고 쇼핑몰은 발 디딜 틈 없이 고객들로 북적였다.
스타필드 고양은 부지면적 9만 1,000㎡(2만7527평), 매장면적 13만5,500㎡, 동시주차 4,500대 규모를 갖췄다. 반경 핵심상권인 3km 이내에 인구 밀집 지역인 고양시와 서울 서북부 지역이 위치하고 있으며, 서울 강서, 마포, 경기도 김포 등 30분 내 접근 가능한 지역에 500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초대형 상권이 자리하고 있다. 오픈 1년차에 매출 6,5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타필드 고양은 앞서 문을 연 하남의 미흡한 점을 대거 개선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5월 채용박람회에서 "스타필드 하남을 선보인 뒤 고객 동선과 매장 콘셉트, 전문점의 역할, 고객 체류 시간 등 생각지도 못한 미흡한 점이 많이 드러났다"고 밝히며 고양을 하남의 반면교사로 삼겠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의 의지에 따라 스타필드 고양은 고객 체류 시간을 하남보다 늘리기 위해 체험형 시설을 극대화했다. 고양의 비(非) 쇼핑공간 면적은 하남보다 약 6300㎡ 가량 넓은 3만6000㎡다. 이는 스타필드 고양 전체 면적의 약 27%로, 하남과 비교해 8% 가량 비중이 높아졌다.
우선 3층과 4층을 중심으로 배치된 엔터테인먼트 시설에서는 스포츠, 물놀이, 키즈 카페 등 다양한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다. 키즈테마파크 수준의 아이들 관련 체험 공간과 서비스 시설은 자녀와 함께 방문한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최적화됐다. 단연 눈에 띄는 매장은 어린이 완구 전문점 '토이킹덤'이다. 스타필드 고양의 토이킹덤은 기존 완구 판매매장 외에 어린이 체험공간과 식음시설을 더해 하남 대비 매장 크기가 4배 가량 커졌다. 이 곳에서 처음 선보이는 토이킹덤 플레이는 토이킹덤 내 약 3,600㎡ 규모의 어린이 체험 공간으로, 완구를 갖고 놀 수 있는 공간을 비롯해 상상력을 키워줄 환상공간, 놀이기구를 탑승할 수 있는 공간 등 총 7개의 어린이 체험 공간을 갖췄다.
스포츠몬스터는 사격, 야구 등 하남의 인기 컨텐츠에 14개 신규 컨텐츠를 더해 업그레이드된 매장으로 탄생했다. 국내 처음 선보이는 64m의 실내 짚코스터, 8m 높이의 드롭슬라이더, 디지털 미식축구, 양궁 등 30여종의 다양한 스포츠 컨텐츠를 만날 수 있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 정식종목으로 확정된 '3on3 농구 전용 경기장'도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 동시 입장 인원도 하남(300명)보다 더 많은 400명까지 가능하도록 시설을 넓혔다.
아쿠아필드는 힐링 기능을 강화했다. 온 가족이 함께 쉴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찜질 및 스파 공간을 확대하고, 하남에서 인기있는 찜질방인 구름방, 편백나무방, 황토방 등의 면적을 1.3배 이상 확대했다. 북한산 전경이 한눈에 보이는 야외 수영장도 스타필드 고양만의 특징이다. 이밖에 여성들의 힐링 공간 '뷰티 빌리지'에는 미용, 네일, 건강 스튜디오 등이 입점했다.
앉을 자리가 부족하고, 회전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던 하남의 식당가와 달리 고양은 개별 식당 앞에 앉을 자리를 마련했다. 음식을 주문한 뒤 앉을 자리가 없어 곤란한 경우를 최소화하기 위해 주문한 가게에서 바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차별화된 맛집 유치에도 신경 썼다. 지역 맛집에서부터 유명 셰프의 레스토랑, 인기 디저트 샵까지 100여 개의 맛집을 갖췄다. 고메스트리트, 잇토피아, PK키친 등 주요 식음 공간은 각각 콘셉트에 맞는 인테리어 연출로 맛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듯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대표적인 맛집으로는 여경래 쉐프의 '루이', 미국 가정식 레스토랑 '데블스 다이너', 뉴욕 수제버거 '쉐이크쉑' 등이 꼽힌다.
스타필드가 쇼핑몰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소비를 하는 고객이 많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고객의 지갑을 열 새로운 컨셉의 매장들도 선보인다. 신세계백화점의 오프 프라이스 매장 '신세계 팩토리 스토어'가 대표적이다. 신세계 팩토리 스토어는 기존 백화점 운영 형태와는 달리 재고관리부터 판매까지 직접 운영하는 형태로, 대형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와 유사하게 한 공간에서 다양한 상품들을 자유롭게 착용해보고 한꺼번에 구매할 수 있다. 팩토리 스토어는 미국의 대표 백화점인 노드스트롬이 운영하는 '랙', 삭스피프스애비뉴의 '오프피프스' 등 오프 프라이스 스토어 사업과 동일한 컨셉이다. 신세계 팩토리 스토어는 패션 편집숍인 '분더샵'과 럭셔리 브랜드 '아르마니' 등 총 130여개 브랜드의 이월상품을 편집숍 형태로 판매한다. 이밖에 30·40대 남자들을 타깃으로 한 남성 전문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하우디', 글로벌 1위 드럭스토어 '부츠', 홈퍼니싱 상품을 판매하는 라이프스타일숍 '메종 티시아' 등도 오
한편 정 부회장은 이날 오전 11시께 스타필드 고양을 깜짝 방문해 스타필드 하남에 투자했던 로버트 바비 터브먼 회장, 이갑수 이마트 사장, 김성영 이마트24 대표이사 등과 함께 매장 곳곳을 꼼꼼히 둘러봤다. 터브먼 회장과 나란히 걸으며 직접 쇼핑몰에 대해 설명하는 등 스타필드 고양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피력했다.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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