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 코발트가격 급등으로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타격을 받은 데 이어 이번엔 중국산 희토류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희토류의 대표 광물인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은 자동차·풍력발전 모터에서부터 스마트폰 등 각종 전기· 전자제품의 중요 부품으로 희토류 자석이 들어가는 등 대체제가 없는 휘귀 금속이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네오디뮴은 지난 17일 기준 7만450달러로 전월 평균 대비 2만1508달러(43.95%) 치솟았다. 전년 평균 대비로도 77.03% 상승했다. 디스프로슘 역시 17일 기준 228달러로 전월 평균보다 25달러(29.6%) 이상 오르고 있다.
희토류 대표 광물의 가격 급등 현상에 대해 광물자원공사는 중국 내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사 관계자는 "세계 공급량의 90% 내외를 차지하는 중국이 매년 전기차 모터 등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쿼터량을 늘리지 않고 있다"며 "여기에 글로벌 약달러 흐름까지 더해지면서 중국 공급업체들이 이달 들어 가격을 과도하게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 산업의 급격한 성장 등 산업계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올해 국가 채굴량을 작년과 동일한 10만5000t 수준으로 묶어놓은 상태다. 여기에 환경오염 문제를 내세우며 희토류 불법 채굴업체들과 유통망을 타깃으로 대대적인 단속을 볼이고 있다. 이로 인해 합법적 공급업체들의 가격 협상력이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글로벌 달러 약세가 지속되면서 상품 투자수요가 희토류에 몰리는 등 3분기 들어 희토류 관련 투기적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중국은 일본과 센카쿠열도 분쟁을 계기로 대일본 희토류 공급을 축소해 2014년 세계무역기구(WTO) 제재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핵심 희토류의 99%가 중국에서 채굴되고 있는 상황이라 국제 희토류 가격은 중국의 입김에 수시로 요동치는 대표적 '자원무기화' 사례가 됐다.
희토류 가격의 상승 흐름에 국내 완성차 업계와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희토류는 부품사에서 발생하는 비용인 만큼 완성차 업체에 직접적 타격은 없다. 하지만 희토류 가격 인상으로 부품사 생산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면 완성차 출시·생산도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희토류 모터는 일반 모터에 비해 내구성이 강해 전기차 모터와 풍력발전 터빈 부품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고무 가격이 높아지는 게 타이어 업체만의 이슈일 수 없는 것처럼 희토류 값 인상도 완성차 제작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희토류 가격에 따른 부품사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희토류 자석의 경우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 가격 인상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희토류 가격 상승으로
이에 대해 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중국 내부 상황과 글로벌 수요 흐름을 볼 때 희토류 가격 상승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염려했다.
[이재철 기자 / 박창영 기자 /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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