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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면세점 [사진 출처 = 매경DB] |
특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측의 보복으로 큰 타격을 받은 국내 면세시장의 회복세가 생각보다 더딘데다 최근 북핵 이슈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국내로 들어오는 해외 관광객의 추가적인 감소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면세업계는 공항공사 측에 임대료 인하 등의 지원 방안을 요구하고 있지만 공사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4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오는 2018년 3월부로 인천공항 제3기 면세사업자로 선정된 업체들이 계약 기간(5년)의 절반인 2년6개월을 채우게 된다. 제3기 면세사업자들은 지난 2015년 9월 공항 면세점 운영을 시작해 이달 들어 3년차 운영을 시작했다.
인천공항과 면세사업자가 체결한 '상업시설 임대차 표준계약'에 따르면 업체들은 운영기간 절반이 지난 시점부터 계약 해지를 요청할 수 있다. 다만 '위약금' 개념의 5년차 월 최소보장액 3개월 분과 부가가치세에 상당하는 금액을 공항공사에 지급해야 한다. 이 금액만 최대 수천억원에 달해 면세업체로서는 득실을 따지게 됐다.
면세업계는 그야말로 울상이다. 사드 타격에 이어 이달부터 임대료 부담도 최대 50% 이상 늘었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인천공항 내 가장 많은 사업장을 갖고 있어 3년차 운영 기간인 이달부터 내년 8월까지 1년 동안만 7700억원을 공사 측에 지불해야 한다. 4년차에는 1조1600억원, 5년차에는 1조1800억원을 내야한다. 1년차와 2년차에 각각 5000억원과 5100억원을 지불했던 것을 감안하면 좋지 않은 업황에 비해 부담은 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사태가 있었던 지난 2003년 이후 14년 만에 올 2분기 적자를 낸 롯데면세점으로서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 2분기 40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신세계면세점 역시 해를 더할수록 800억원대의 임대료를 더 내야하고, 신라면세점의 경우 앞으로 매년 3000억원 수준의 임대료를 부담해야 한다.
앞서 국토부는 제주·청주·무안·양양국제공항의 임대료 인하를 결정하고 납부 시기도 여객 실적이 정상화될 때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와 임대료 부담 등에 따른 경영난을 이유로 제주국제공항 철수를 선언했던 한화갤러리아가 제주공항과 영업 연장을 합의하면서 임차료 산정 방식을 고정 임대료에서 매출액에 따른 변동 임대료로 변경하기로 한 것도 인천공항 임대료 인하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로서는 현재 임대료 인하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최근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 대표단과 공항공사 측이 긴급회동을 가졌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좋지 않은 만큼 면세점들이 한시적으로나마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공사는 기존 계약을 임의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인천공항공사는 국가계약법과 관계법 등 절차를 내세우고 있다. 비항공수익의 대부분을 면세사업자들이 내는 임대료로 채우고 있는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임대료를 인하할 경우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공사는 수익성 강화를 위해 입국장 면세점 추진에도 나선 상황이다.
공항 면세점 매출이 감소하긴 했지만 약 5%에 못 미친다는 점도 이유다. 중국발 여객이 사드 이전과 비교해 40% 넘게 줄긴 했지만 황금 연휴 등으로 국내 여행객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를 만회했다.
또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이 내년 초 문을 열게 되면서 어차피 기존 제1여객터미널의 임대료를 내려받아야 하는 것도 판단 유보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형님'인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철수를 고려하고 있단 얘기도 나온다. 롯데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롯데는 지난 2015년 사업권 입찰 당시 정량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에 비해 임대료를 높게 측정해 제출했는데 이것이 결국 공항면세 운영에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기 임대 기간에 비해 후기 임대기간에 임대료가 높은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한 것도 문제가 됐다. 이대로라면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면세점에서만 연 2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다만 공항면세점 운영
면세업체 관계자는 "인천공항 사업권을 유지하는 것보다 해외 유수의 공항에 진출하는 것이 홍보 효과에 더 긍정적이란 얘기도 나온다"면서 "롯데면세점 이탈이 가시화될 경우 타 면세업체들의 줄이탈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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