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스는 영화 추천 서비스 '왓챠'와 월정액 영화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 '왓챠 플레이'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왓챠에서 확보한 평점 자료를 OTT(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왓챠플레이에 적용한다.
왓챠 앱를 다운받아 접속하면 스마트폰 화면에 영화 제목과 포스터가 순차적으로 뜬다. 이 중 자신이 본 영화를 별점으로 평점매긴다. 100편 정도 평가를 마치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용자 취향을 찾아낸다.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작품을 제시하고 월 5000원을 내면 왓챠 플레이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프로그램스는 자신들 경쟁자가 전세계적으로 1억 가입자 이상을 확보하고 있는 미국의 OTT 기업 '넷플릭스'라고 밝힌다. 플랫폼에 머물지 않고 '하우스 오브 카드', '옥자' 등 이른바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어 화제가 된 바로 그 기업이 말이다. 허언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 적어도 국내 시장에서는 그렇다. 데이터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앱(애플리케이션) 기준 왓챠플레이 이용자 수는 9만 8906명으로 넷플릭스(8만3172명)를 앞선다. 박태훈 프로그램스 대표(32)는 "2013년부터 왓챠가 보유한 평점 규모는 네이버나 CJ의 30배 수준"이라며 "영화광인 20~30대 고객을 중심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면서 정작 강점이었던 추천 서비스에는 소홀해졌다"며 "강점인 추천 서비스에 집중하면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거대 통신사들이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IP)TV와 경쟁이 불가피해 보이는데, 박 대표는 "IPTV는 경쟁자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건별 결제 서비스는 최신 작품을 많이 보유해야 인기를 끌 수 있지만 왓챠 플레이와 같은 월정액 서비스는 큐레이션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면서 "프로그램스는 한국인 취향을 가장 잘 안다고 자부하고 추천 정확도에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왓챠 플레이 시청의 71%는 검색이 아닌 개인화 추천 콘텐츠에서 이뤄지며 전체 시청의 56%는 개봉 후 5년 이상 옛 작품들에서 발생한다. 프로그램스의 자부심은 데이터에서 나온다. 왓챠를 통해 별점 데이터 3억 4000만개를 수집했다. 월 평균 491만 개 데이터가 쌓이고 있다.
프로그램스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승부를 펼쳐보겠다는 각오를 갖고 있다. 이미 지난해 9월 일본에서 왓챠 앱을 출시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일본은 한국과 비교해 유료 콘텐츠 시장이 발달돼 있고 개인화 추천 수요도 높다"며 "일본 투자를 늘리고 하반기 왓챠 영어 버전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처음부터 영화 관련 창업을 한 것은 아니었다. 카이스트 전산학과 재학중 2006년 넥슨에서 병역특례를 하면서 창업 꿈을 키웠는데, 당시엔 빅데이터를 이용한 개인화에 관심이 있었다. 자신이 만드는 알고리즘이 최적으로 적용될 분야를 물색하다 영화를 선택했다. 박 대표는 "왓챠 사훈은 '모든 것을 개인화한다'다"라면서 "빅데이터를 이용한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을 영화를 넘어 다양한 분야로 확대시켜나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최근 도전한 분야는 도서다. 지난 8월 왓챠 도서를 출시해 두 달만에 200만 개 넘는 별점 평가를 달성했다. 최근 히트 도서 '82년생 김지영' 별점 평가 수는 교보문고의 4배가 넘는 수준이다. 지난달 초 기준 왓챠 도서의 '82년생 김지영' 현재 별점 평가 수는 3500여개에 달한다. 교보문고(790여개), 예스24(580여개), 알라딘(39여개), 리디북스(1000여개) 평가 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프로그램스는 지난해 말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55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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