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성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강 문제가 나이대에 따라 사뭇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기엔 월경장애가 가장 큰 건강문제로 생각하는 반면, 갱년기 땐 골다공증을 가장 경계하는 식이다. 25일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이 내놓은 '주간 건강과 질병' 최근호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의 건강인식 및 행태는 생애주기에 따라 인식의 차이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우리나라 여성의 생애주기 단계별(청소년기, 가임기, 임신·출산기, 갱년·폐경기, 노년기)로 각 3000명씩 총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자신에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건강문제로 청소년기는 월경장애, 가임기 및 임신·출산기는 교통사고, 갱년·폐경기는 골다공증, 노년기는 관절염을 꼽았다.
특히 청소년기의 경우 월경장애 외에 왕따·집단따돌림, 폭력, 성폭력 등 사회적 문제를 주요 건강문제로 인식했다. 실제로 본인 연령대 건강을 가장 위협하는 요인으로 청소년기는 '왕따·집단 따돌림'(27.8.%)이라고 답했다. 가임기(41.2%), 임신·출산기(41.9%), 갱년·폐경기(34.6%)는 '암'이라고 응답했다.
우리나라 여성들은 가장 심각한 건강 위험요인으로 '신체활동 부족'을 꼽았지만,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실천율'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가임기 여성 가운데 일주일에 2일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여성은 28.8%로 3명 중에 1명도 되지 않았다. 청소년기도 학교 체육시간을 제외하고 전혀 운동을 하지 않는 비율이 84.7%에 달했다.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수면시간은 6.9시간으로 해외 여성 평균 수면시간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OECD에 따르면, 여성의 평균 수면시간은 미국 8.9시간, 프랑스 8.6시간, 호주 8.6시간, 일본 7.6시간으로 파악된다. 수면의 질이 나쁘다고 응답한 여성도 43.7%로 적지 않았는데, 노년기가 46.0%로 가장 높았다.
자신의 체중 및 체형에 대한 인식에서는 정상 체중 여성의 19.3%가 본인의 체형을 과체중이나 비만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반면 과체중이거나 비만 여성의 31.3%는 본인의 체형을 보통 또는 마른 편으로 인식했는데, 이러한 수치는 노년기로 갈수록 높았다. 행복지수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감소했고, 노년기로 갈수록 자아 존중감과
□질병관리본부는 "여성의 건강증진을 위해 생애주기별로 차별화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 여성의 건강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생애주기별 건강이슈에 대한 기초자료 산출하는 등 여성건강연구를 보다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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