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우수 바이오·의료 스타트업들이 좁은 국내를 벗어나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서울시는 주요 병원·대학·연구기관이 밀집해 있는 서울 동대문구 홍릉 일대에 위치한 '서울바이오허브'가 30일 개관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서울바이오허브는 국내외 우수 바이오·의료 스타트업 12개사를를 한 자리에 모아 성장 전주기에 걸쳐 전문 컨설팅을 제공한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스'가 서울바이오허브에 사무실을 개소해 초기 연구단계 컨설팅, 해외시장 진출 창구 역할을 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개소식 날 지난 6월부터 시작된 '바이오 스타트업 챌린지'의 최종 결선을 진행해 서울바이오허브에 입주할 최종 10개의 국내 바이오·의료 스타트업을 결정했다. 시는 기업별로 특허·기술·시장·경영 관련 전문가들로 이뤄진 팀을 연결시켜 줘 '올인원 컨설팅'을 제공한다. 전문가들은 스타트업들이 초기 성장 단계에서 '죽음의 계곡'(Death Valley, 창업 후 3~5년 내 도산) 없이 성장할 수 있도록 조언한다. 상위 5개 팀에게는 1억5000만원의 자금도 지원한다.
존슨앤드존슨은 서울바이오허브에 직접 '이노베이션 파트너링 오피스'를 개소해 입주 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돕는다. 존슨앤드존슨 관계자는 "파트너링 오피스는 한국 의료·바이오 스타트업의 초기 단계에서 연개발에 자문을 구하고, 상업화에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될 것"이라며 "국내 스타트업, 대학, 연구소가 외부와 원활히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바이오허브 입주가 결정된 기업들도 존슨앤드존슨과의 협력을 기대했다. 기존 필라멘트 기반 엑스레이 시스템을 대체할 새로운 나노소재기반 디지털 엑스레이 시스템을 개발중인 씨에이티빔텍의 류제황 대표는 "엑스레이·CT등 방사선 진단영상기기 시장은 전세계 35조 규모의 시장인데 반해 국내시장은 약 6000억 수준으로 해외시장 진출이 기업성장의 핵심요소"라며 "서울창업허브 입주를 통해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인프라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존슨앤드존슨이 직접 선발한 2개팀도 서울바이오허브에 내년 초 입주할 예정이다. 존슨앤드존슨은 현재 9개국 31개팀 중 최종 2개팀을 선발하는 '퀵 파이어 챌린지(Quick Fire Challenges)'를 진행중이다.
12개 기업은 이날 전체 예정된 서울바이오허브 4개동 중 첫번째로 개관하는 '산업지원동' 3~4층에 입주한다. 산업지원동에는 콘퍼런스홀, 세미나실, 창업카페 등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이날 개관과 함께 '서울 바이오·의료 산업 육성계획'도 발표했다. 시는 △인프라구축(서울바이오허브 조성, 홍릉 일대 바이오 핵심거점 확충, 오픈랩 구축) △전주기적 지원체계 조성(스타트업 발굴, 자금지원, 인재양성, 거버넌스) △글로벌시장 진출(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유치, 국제자문단 구성·운영, 글로벌 네트워킹) 등 3대 분야 10대 핵심과제를 내놨다.
시는 2023년까지 공공·민간분야를 통틀어 바이오 스타트업 입주공간을 500개소 조성해 인프라를 확충하고, 총 1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현미경·세포배양기 등 99종의 공용 연구장비를 2021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또 초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400억원 규모의 서울바이오펀드를 조성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을 위해 해외 바이오클러스터 액셀러레이터를 유치하고 서울 바이오의료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하는 등 글로벌 네트워킹도 확대할 예정이다.
[김제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