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드로젤로 여러 유전자 동시 증폭…알츠하이머 등 손쉽게 검출한다

↑ 국내 연구진이 하이드로젤 기반 증폭기술을 이용해 알츠하이머와 관련된 여러 종류의 마이크로RNA를 동시에 검출했다. 사진은 마이크로RNA와 매칭돼 형광색으로 바뀐 하이드로젤 기둥.[자료제공 = 연구재단]

국내 연구진이 하이드로젤을 이용해 최대 27가지 서로 다른 종류의 유전자를 동시에 증폭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알츠하이머 등 질환과 관련된 유전자가 있는지 이전에 비해 쉽게 판단할 수 있게 됐다.
8일 한국연구재단은 최낙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와 최정규 고려대 교수 공동연구팀이 하이드로젤을 기반으로 극소량의 유전물질을 증폭시켜 여러 개의 유전자를 동시에 정밀하게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보통 DNA 임상 샘플이 소량 존재할 경우, 과학자들은 증폭기술(qPCR·정량적 중합효소 연쇄반응)을 사용해 유전물질을 대량으로 복제한다. 그래야 양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려 찾고자 하는 유전자를 빠르고 정확하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기술은 주로 암, 알츠하이머 등 유전질환의 유무를 진단하고, 예후를 관리하는 데 널리 사용된다.
그러나 기존 증폭기술은 하나의 샘플로부터 3~4개 유전자만 동시에 검출하고, 원치 않는 유전물질까지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증폭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수분 함량 90%의 친수성 고분자 하이드로젤을 이용해 새 증폭 장비를 제작했다. 하이드로젤 안에서 증폭 반응을 유발했더니 여러 종류의 마이크로RNA(짧은 RNA의 일종)를 정확하게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하이드로젤 기둥의 수만큼, 최대 27개의 유전자를 동시에 검출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최근 혈액 안의 여러가지 마이크로 RNA를 검출함으로써 알츠하이머 병을 진단하는 연구가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며 "다른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 검출로도 활용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바이오센서스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 10월 19일에 실렸다.
[김윤진 기자]